현대삼호중공업에서 선박 건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한경DB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선박 건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한경DB
올해 1월 글로벌 조선 시장은 한국과 중국 업체들이 양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국내 업체들의 주력 선종 발주가 전체의 70%를 차지한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과 일본의 '파이'까지 가져온 영향으로 분석된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월 전세계 선박 발주는 307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을 기록했다. 작년 12월(178만CGT)대비 72% 증가한 수치다. 월별 발주량은 작년 9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4개월만에 반등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47만CGT을 수주해 시장 점유율 48%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138만CGT, 점유율 45%로 뒤를 이었다. 일본의 수주량은 9만CGT로 점유율은 3%에 그쳤다. 클락슨리서치는 "한국과 중국의 양분체제가 더욱 견고해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1월에는 한국 주력 선종인 LNG운반선과 1만2000TEU이상급 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이어졌다. 전체 발주량 중 각 선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36%, 31%로 둘을 합치면 67%에 달했다. 반면 대형 탱커선(유조선) 및 벌크선 발주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발주량 증가와 함께 선가 상승도 이뤄졌다.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작년 말 154.18포인트에서 154.26로 소폭 상승했다. 14개월 연속 상승세다.

업계는 한국 조선업체들의 주력 선종 발주가 몰린 상황에서도 이뤄진 중국 업체들의 선전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3사가 전체 발주의 90%를 차지하는 대형 LNG운반선 등이 발주분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1위 수성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질적으론 한국과 일본의 관련 시장 점유율을 중국이 가져온 모양새다.

업계는 이를 국내 업체들의 고가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 영향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셋째주까지 세계에서 발주된 10척의 17만4000㎥급 대형 LNG선 가운데 6척을 후동중화조선, 나머지 4척을 한국 업체들이 따냈다.

같은 선종이지만 가격 차이는 상당했다. 후동중화가 수주한 LNG선 6척의 평균가는 척당 1억9600만달러에 그쳤다. 한국 조선업체들은 선박의 부가 기능이나 인도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약 2억1200만달러에 달했다. 이 선종의 클락슨 평균가가 2억1000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만이 제값을 받은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후판 가격의 인하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철저히 수익성 확보를 위한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