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유동 인구 많은 곳에"·"의료 폐기물도 걱정"…서울시 "일부 불편은 불가피"
대형 검사소 운영에 "광장 빼앗겨" 잇단 민원…서울시는 '난색'
"몸이 편찮으신 외할머니가 광장을 피해 지하도로 다니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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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받으러 오는 사람 중에 분명 확진자도 있을 텐데…. 언제 어떻게 스칠지 모르니 걱정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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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역 앞 광진광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광장을 차지하고 들어선 서울시 직영 코로나19 검사소에 대한 걱정과 근심을 토로했다.

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광진구청은 광장에 있는 검사소를 옮겨달라는 민원 30여건을 접수, 서울시에 이를 전달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방역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공문을 사실상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가 설치한 직영 코로나19 검사소는 총 8곳으로, 서울 내 검사 건수의 1/3가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만큼 일반 보건소 선별진료소보다 차지하는 면적도 넓다 보니 생활공간을 빼앗긴 주민들의 불편이 이어지는 것이다.

주민들은 검사소를 피해 지하도 혹은 골목길로 피해 다니거나 검사소 자리를 대체할 만한 다른 공간을 찾고 있었다.

인근 교회에 다닌다는 오모(62)씨는 "지난 수요일에는 줄이 교회 앞까지 서 있고 차들도 인근 세종대 정문부터 꼬리를 물고 늘어져 있었다"며 "교회 오려는 차들이 검진 줄인 줄 모르고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광장 끝자락에서 보드를 타던 김모(12)군은 "진료소가 생기면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러 멀리 다른 공원으로 가거나 이렇게 구석에서 타야 한다"며 "조명이 진료소에만 있어 밤에는 어둡고 좁아서 위험하다"고 걱정했다.

검사를 받으러 모이는 인파와 각종 의료 폐기물을 놓고 불안감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인근 주민 손덕자(62)씨는 "처음엔 컨테이너 하나였는데 규모가 점점 커졌다"며 "검사 후 폐기물 처리가 가장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대형 검사소 운영에 "광장 빼앗겨" 잇단 민원…서울시는 '난색'
주민들은 코로나19 방역의 필요성을 이해하면서도 학생·노인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검사소 위치를 선정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광진광장은 반경 500m 안에 초등학교 2개, 고등학교 1개, 대학교 1개와 경로당 2개가 있어 학생과 노인 유동 인구가 많다.

하지만 서울시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연일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불편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면서도 "영구적으로 운영되는 게 아니고 상황이 다급한 만큼 서울시가 직접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검사소가 넓은 공간에 있어야 사람이 밀집하더라도 감염 위험이 줄어든다"며 "단기적으로 재난 극복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기 때문에 이전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