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여론에 3주 연속 결방…동물 안전 가이드라인 마련 약속
[시청자가 찜한 TV] 동물학대 논란 휩싸인 '태종 이방원' 1위
촬영에 동원됐던 말의 죽음으로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인 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화제성 순위 1위에 올랐다.

4일 CJ ENM이 발표한 1월 셋째 주(17∼23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고) 집계에서 KBS 2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은 전주보다 10계단 상승해 종합 부문 1위가 됐다.

CPI 지수는 325.5를 기록했다.

KBS가 5년 만에 선보인 대하사극으로 기대를 모았던 '태종 이방원'은 방송 8회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촬영 과정에서 동물을 학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비판의 목소리리 커지자 제작진은 지난달 21일 2주간 방송을 쉬어가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 주도 방송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3주 연속 결방' 사태를 맞게 됐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달 1일 방영된 7회 속 이성계(김영철 분)의 낙마 장면이다.

한 동물단체가 공개한 현장 영상에 따르면, KBS는 말의 발목에 와이어를 묶고 강제로 쓰러뜨리는 방식으로 해당 장면을 찍었다.

촬영 일주일 후 해당 말이 죽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동물학대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시청자가 찜한 TV] 동물학대 논란 휩싸인 '태종 이방원' 1위
이에 KBS 측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으나 일부 동물단체는 촬영장 책임자와 드라마 제작진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으며, '태종 이방원'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6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 여론은 출연 배우들에게까지 이어졌다.

주상욱, 박진희 등 주연 배우들의 소셜미디어(SNS)에는 드라마 하차 또는 사과를 요구하는 댓글들이 달리기도 했다.

KBS는 이후 해당 사안에 대해 재차 사과하며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이른 시일 내에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또한 유사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영화·드라마·광고 등에 등장하는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안내 지침을 수립할 예정이다.

'태종 이방원'은 정치적 격동기였던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를 배경으로 이방원(주상욱 분)의 삶을 조명한 작품으로 배우 주상욱, 김영철, 박진희, 예지원 등이 출연한다.

[시청자가 찜한 TV] 동물학대 논란 휩싸인 '태종 이방원' 1위
☞ CPI 지수 =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등 29개 채널 프라임 시간대 방송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시청자 행동을 파악하는 지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콘텐츠가치정보분석시스템(RACOI)을 통해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시청자 데이터(동영상 조회수, 게시글수, 댓글수)를 수집해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평균을 산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