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설 속 이재명, 정책토론 주력…김동연 연신 띄우며 '손짓'
李 "위기의 시기, 국채 발행해야"…金 "공약 재원, 만만히 보지말라"
이재명, 책임총리 말하며 김동연에 "전문성 어떻게 따라가겠냐"
2일 첫 토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정책과 공약을 검증하는 데 주력했다.

두 후보는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마련된 CBS 주관 첫 토론에서 약 90분간 상대 발언을 경청하며 공통분모를 찾으려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 후보는 김 후보를 전문가로 적극 추켜세운 반면, 김 후보는 이 후보 측 공약의 현실성을 집중적으로 따지며 존재감 부각에 힘쓰는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 자유토론을 시작하며 "너무 반갑다.

뵙고 싶었다.

(김 후보는) 경제나 재정에 관한 한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로 저도, 국민도 인정한다"며 평가했고, 김 후보도 이에 "이 후보의 기회에 대한 말씀은 반갑다"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구호성 공약이 난무하는데 실천이 중요하다"는 김 후보의 발언에도 "정말 공감한다.

말만 많이 하면 뭐가 중요하냐"면서 맞장구치며 "(김 후보) 실력 있는 것을 세상 사람 다 아니까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책임총리제가 필요하다는 부분에도 공감했다.

이 후보가 "총리는 가능하면 권한을 행사하게 하자. 대신 책임을 묻자"며 책임총리제를 꺼내 들자, 김 후보는 "책임총리제를 말 아닌 제대로 할 수 있으면 찬성한다.

많은 정부에서 (총리는) 대독 총리, 간판 총리였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대통령이 어떻게 국정의 모든 것을 다 알겠냐. 제가 어떻게 김 후보의 경제적인, 또는 재정적인 문제나 전문성을 따라가겠냐. 불가능하다"면서 다시금 김 후보 띄우기에 나섰다.

그러면서 "김 후보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된 계기가 있다.

직업관료는 생각이 옛날에 고정돼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선입견이 있다"며 "김 후보는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이다.

새로운 길을 찾는 게 리더인데 김 후보는 선진적"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은 민주당 안팎에서 두 후보의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과 맞물려 더 눈길을 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이날 저녁 JTBC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책임과 애정을 가지고 보완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상호 간 협력이 가능하다"면서 김 후보를 향해 다시금 연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토론 직후 두 후보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김 후보는 "그것은 아니라고 전제를 하고 제가 토론을 요청했다"고 말했고, 이 후보는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대신 전했다.

문재인정부 첫 경제부총리였던 김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문재인정부의 최저임금, 일자리, 부동산 등 경제 정책을 여러 차례 '직격'해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가 부동산 정책의 불협화음을 언급하며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두 가지로 경제 정책에 정치 이념을 넣는 것, 시장과 소통하지 않는 것을 꼽자, 이 후보도 "100% 동의한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고 동의했다.

두 후보는 종종 이견도 노출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의 재정 건전성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위기의 시대나 대규모 투자를 위해 쓰는 것이다.

지금이 위기이니 국채 발행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며 "또 전환의 시기라 교육·기술·과학에 투자를 아끼면 안 되는 시기인데 지금 쓰고 내년에 갚자는 것은 모순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아니다.

이 후보가 앞부분만 듣고 뒷부분을 덜 들은 것"이라면서 "(예산) 구조조정을 하고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해 내년에 갚자는 것은 (위기가) 금방 안 끝날 것 같아서다.

그 뒤를 위해 실탄을 장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공약의 가용재원을 얼마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정부 질의하면서 많은 분이 이 문제에서 발목 잡히거나 국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한 것을 봤다.

가용재원은 만만히 보시지 마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 공약이 약 650개 되는데 이 공약을 다 하면 얼마 드는지 계산했느냐"면서 "가용재원 내라고 하신 말은 이해되나 그렇게 안 될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대장동 같은 경우에도 어쨌든 (이 후보가) 책임자로 계실 때 있었던 일이니 국가 지도자가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분명한 입장과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걸 했으면 어떻겠느냐"면서 이 후보에게 제기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언급하기도 했으나, 이 후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토론 도중 김 후보가 이 후보의 호칭을 "의원님", "대표님, "후보님"이라고 연이어 계속 정정하면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 후보는 토론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는 취재진의 이야기에 "속은 안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선대위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토론 직후 논평에서 "생산적인 정책토론을 통해 국민께 희망을 보여드리기 위해 힘썼다"면서 "오늘 토론은 17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시청했다고 한다.

우리 국민이 얼마나 대선 후보에 대한 궁금증이 크고 고품격 정책토론에 목말라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자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