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대 몇~" 외치던 '국민 MC' 허참, 간암 투병중 별세
장수 예능프로그램 ‘가족오락관’을 25년간 진행한 방송인 허참(본명 이상용) 씨가 간암 투병 중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1971년 동양방송 ‘7대 가수쇼’로 데뷔했다. 이후 출연자와 관객들을 울리고 웃기는 입담으로 ‘쇼쇼쇼’ ‘도전 주부가요스타’ ‘가요청백전’ ‘올스타 청백전’ 등의 MC로 활약해왔다.

허참 씨는 방송 데뷔 전 종로 음악감상실 쉘부르에서 DJ로 활동했다. 예명 허참도 이때 정해졌다. 당시 사회자가 이름을 묻는 말에 “잘 모르겠다”고 우스개 답을 했고, 사회자가 ‘허참’이라면서 혀를 차자 “바로 내 이름이 허참”이라고 맞받아친 데서 비롯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KBS 예능 가족오락관이 꼽힌다. 1984년 4월 첫 방송부터 2009년 4월 최종회까지 진행했다. 양 팀의 점수를 확인하는 순간 그가 외치는 “몇 대 몇~”은 가족오락관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가 가족오락관의 자리를 비운 시기는 1980년대 중반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1주일뿐이었다. 허참 씨는 특유의 재치로 방송을 편안하게 이끌어 큰 사랑을 받으며 이상벽, 임백천, 이상용 씨 등과 함께 ‘국민 MC’로 불렸다. 2005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TV진행상, 2006년에는 KBS 연예대상 공로상을 받았다.

가족오락관이 막을 내린 이후에도 SBS ‘트로트 팔도강산’, KBS ‘도전 주부가요스타’, ‘8도 노래자랑’, 엠넷 ‘골든 힛트송’ 등 음악 프로그램 MC를 맡아왔다. 2003년에는 음반 ‘추억의 여자’를 발매하며 가수로 데뷔, 트로트 가수로서 제2 인생을 누렸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3일 오전 5시20분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