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첫 신고 후 지금까지 징계위원회조차 안 열려
1학기도 강의 예정…학교, "2월까지 징계 내리겠다"
제자 상습 추행 의혹 국립대교수, 학교 늑장 대응에 강의 계속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경남 한 국립대 교수가 최초 피해 신고 이후에도 1년간 강단에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교수가 피해 신고 접수 이후에도 2학기 더 강의를 진행하면서 피해 학생 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A 교수의 가해 사실이 학교 측에 처음으로 알려진 건 2020년 12월이다.

당시 피해 학생은 A 교수가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며 학교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센터는 '당사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조사 결과를 통보하겠다'고 답했으나, 피해 학생은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수개월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피해 학생은 작년 여름 교내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추가 피해자를 수소문했다.

이렇게 모인 학생은 총 7명. 일부는 그해 피해를 봤다.

학교 측이 최초 신고 당시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더라면 추가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 학생 7명은 같은 해 11월 인권센터에 재차 신고했다.

센터는 인권위원회를 열고 올해 1월 7일 A 교수의 행위가 '성희롱이 맞다'며 징계위원회에 징계 요구를 했다.

교육공무원 시행령 제7조에 따르면 성희롱 등 성 관련 비위를 징계 사유로 하는 경우 징계 의결 요구를 받고 30일 이내 징계를 의결해야 한다.

당장 오는 7일이 기한인데도 현재까지 징계위원회는커녕 A 교수에 대한 문답 절차조차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는 사이 A 교수는 오는 1학기 강의를 하겠다며 강의 3건에 대한 계획을 올렸다.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전공 핵심 과목으로, 전공생이라면 대부분 수강한다.

학기가 시작되고 A 교수에 대한 징계 절차가 이뤄지면 강의를 듣다가 담당 교수가 바뀌어 학생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되는 상황이다.

피해 학생 중 1명은 "교수가 첫 해 부임하자마자 이런 행위를 시작해서 제가 휴학하고 복학할 때까지 지속됐다"며 "이런 상황을 학교에서 내버려 두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는데 이해가 안 되고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학교 측은 "A 교수 외에 다른 징계 건이 있어 절차상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2월까지 징계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A 교수가 정상적으로 강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대체할 인력을 찾는 등 학생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