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골때녀' 이어 여자농구 '마녀체력' 출전 준비
전 국가대표와 현역 대결·스포츠스타-2세 가족 관찰 예능도
여자 아마추어 축구팀의 좌충우돌 경기부터 '탁구 전설' 현정화가 현역 국가대표와 맞붙는 대결까지 스포츠 예능이 전성기를 맞았다.

2일 방송계에 따르면 SBS 인기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을 필두로 다채로운 형식의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경기 득점 순서 조작으로 방송을 한 회 중단하고 연출진을 교체한 '골 때리는 그녀들'은 최근 재개한 방송에서 8%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간 남자 연예인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됐던 운동 프로그램에 오나미, 최여진, 이현이, 간미연 등 여자 연예인들을 투입해 좌충우돌하며 실력을 점차 높여가는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다.

'골 때리는 그녀들'의 인기에 힘입어 JTBC는 여자 연예인들로 농구팀을 구성해 새 예능 '언니들이 뛴다- 마녀체력 농구부'(이하 '마녀체력 농구부')를 다음 달 선보인다.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낸 송은이, 장도연, 별, 허니제이 등 8명이 주전 선수로 코트를 누비며, 농구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문경은과 현주엽이 각각 감독과 코치를 맡아 이들을 지원한다.

연예인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운동팀의 고군분투가 예능적인 재미에 초점을 맞춘다면 왕년의 스포츠 스타를 다시 경기장에 불러들인 예능은 감동을 노린다.

MBN은 은퇴한 스포츠 선수가 다시 훈련을 거친 뒤 현역 스포츠 국가대표와 경기를 펼치는 예능 '국대는 국대다'를 다음 달 첫 방송 한다.

첫 회에는 '탁구 전설' 현정화가 출연하며, 60일간 혹독한 훈련을 거쳐 비장하게 경기에 임하는 과정을 조명한다.

현역 시절 금메달만 무려 75개를 획득한 현정화가 전성기 시절을 능가하는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츠 스타를 쏙 빼닮아 운동에 재능을 보이는 2세를 둔 가족들의 삶을 관찰하는 예능도 눈길을 산다.

채널A는 전직 축구선수 이동국, 펜싱선수 출신 남현희 등 전직 운동선수 자녀들의 피, 땀, 눈물이 섞인 버라이어티 '슈퍼 DNA 피는 못 속여'를 방송하고 있다.

'테니스 유망주'로 꼽히는 이동국의 딸 재아 양을 비롯해 야구선수 김병현과 '테니스 신동'인 딸 민주 양, 남현희와 '펜싱계 샛별'로 불리는 딸 공하이 양 등이 출연한다.

KBS도 '도마의 신' 여홍철과 그의 딸인 체조 국가대표 여서정, 탁구 가족 유남규-유예린 부녀, 야구 가족 이종범-이정후 부자 등 대를 잇는 스포츠 가족의 희로애락을 담은 관찰 예능 '우리끼리 작전타임'을 방송하고 있다.

골프 예능도 꾸준히 시청자들을 찾고 있다.

tvN은 '골벤져스', IHQ는 '내 이름은 캐디',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내일은 영웅- 깐부 with 박세리'를 방송하고 있다.

스포츠 예능이 주목받는 데는 리얼리티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의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스포츠 경기 관람이 어려워진 것도 스포츠 예능에 대한 관심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포츠는 '각본없는 드라마'로 불릴 정도로 의외성이 강하고, 출연자들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소재로 리얼리티가 잘 드러난다"며 "요즘 시청자들이 원하는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스포츠 중계 자체가 많이 사라졌는데, 그 빈 자리를 예능이 끌어가는 경향도 있다"며 "출연자들이 골프장에 나간 모습이나 치열하게 벌이는 축구 경기 등을 보면서 힐링하거나 활력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