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에 안보 약속 이행 의사 묻는 공문 보낼 것"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러시아 외무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를 동맹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나토에 주요 안보 약속을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밝히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오늘 외무부를 통해 나토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 정식 공문을 보낼 것"이라며 "공문의 내용은 타인의 안보를 희생하는 대가로 그들의 안보를 강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지 설명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할 의사가 없다면 그들은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며 "이 문제는 향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할 우리의 제안을 결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는 서방으로부터 단순한 약속이 아니라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전 보장을 추구한다"며 "이는 러시아의 합법적인 이익뿐 아니라 유럽대륙 전체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안보 수장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서기도 이날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파트루셰프는 "요즘 모든 사람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어디에도 위협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고 전쟁이 필요하지도 않다"며 "위협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미국이고 그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러시아는 지난 해 연말부터 우크라이나 접경에 약 13만 명에 달하는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서방은 러시아가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수 있다고 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늘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을 동쪽으로 이동 배치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나토의 동진(東進) 중단, 러시아 접경에 배치한 공격용 무기의 철수, 1997년 이후 나토에 가입한 지역에서 나토군 철수 등을 요구했으나 미국과 나토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토는 냉전 시기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창설됐으며, 소련 붕괴 이후 나토에 대응하는 공산권 군사동맹인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이던 체코·폴란드·헝가리를 비롯해 소련의 구성국이던 라트비아·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도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러시아는 나토가 과거 공산권 국가였던 동유럽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자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