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모인 어문 계열 전공 대학생 30여 명
각국 언어로 코로나 안내문 만들고 재난문자 번역해 재발송

[※ 편집자 주 = 이 기사는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정민규(21)씨 제보를 토대로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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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된 코로나 안내문과 재난문자 때문에 방역 정책 관련 정보들을 제대로 얻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
어문 계열 전공인 대학생들이 코로나 재난 문자와 안내문을 10개 언어로 번역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이들은 단국대 몽골학과 재학생 정민규 씨 주도로 지난 7월 충남 지역에서 결성된 '재난문자 다국어 번역 프로젝트팀'으로 현재 전국 각지에서 온 대학생 30여 명이 소속돼 있다.

정민규 씨는 "우리 팀은 대학, 지자체, 기업과 아무런 연관 없이 지역사회에서 결성됐다"면서 "몽골 출신 지인들이 언어 때문에 방역 정책 관련 정보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번역 프로젝트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OK!제보] '코로나 재난문자·안내문' 10개 국어로 번역한 대학생들
정씨가 결성한 프로젝트팀은 한국어로 된 코로나 안내문 원본을 영어, 독일어, 러시아어, 몽골어, 베트남어 등 10개 국어로 번역해 전국 각지의 보건소, 선별진료소,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에 무료로 배포했다.

현재 다국어 안내문이 배포돼 활용되고 있는 곳은 40여 곳에 달한다.

요청하는 기관에 인쇄본 혹은 PDF 파일을 보내주고 있다.

팀원인 단국대 일어일문학과 재학생 송진서(22)씨는 "번역이 막힐 경우 학과 교수님한테 첨삭 받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다"면서 "번역 프로젝트팀에 고마워하는 재한 외국인들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팀원인 A대학 영어영문학과 김은채(가명·20대)씨는 "어학을 전공하며 외국인 친구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그들에게 받은 도움을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번역 회의는 코로나로 인해 줌(Zoom) 프로그램을 통해 화상으로 진행됐다.

전체 회의가 끝나면 언어별로 배정된 3~4명의 팀원이 개별적으로 안내문을 번역하고 다시 전체 회의 때 제출했다.

안내문 배포도 최소 인원만 참가했다.

정씨는 "언어별로 전공자 수에 차이가 커 배정 인원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면서 "특히 직접 맡은 몽골어는 혼자 모든 번역 작업을 해야 해 정말 힘들었다"고 전했다.

[OK!제보] '코로나 재난문자·안내문' 10개 국어로 번역한 대학생들
이들은 현재 재단장을 위해 올 초부터 잠시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지만 코로나 재난문자를 다국어로 번역하는 프로젝트도 했다.

지자체에서 재난문자가 발송되면 내용을 신속하게 파악한 뒤 미리 서비스를 신청한 외국인에게 번역된 문자를 재발송해준다.

또한 이를 홈페이지(www.disastertext.com)에도 따로 게시해 재한 외국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몽골 출신 재한 외국인 애리덴(38)씨는 "외국 출신 유학생, 이주여성들, 외국인노동자들이 방역 정보를 얻지 못해 불편해한다"면서 "많은외국인에게 필요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정씨는 "지금까지 충남 지역 재난문자만 번역해왔는데 인력을 충원해 타지역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2월초 혹은 늦어도 중순에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OK!제보] '코로나 재난문자·안내문' 10개 국어로 번역한 대학생들
해당 프로젝트팀은 앞으로도 꾸준히 외국인들이 방역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번역 작업을 지속할 것을 약속했다.

정씨는 "먼 이국땅에서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있는 외국인들이 우리 국민들만큼 제대로 방역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들을 위한 번역 활동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