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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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명절에 부모님 용돈 얼마씩 드리세요?"

모든 직장인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즐거운 설 연휴입니다. 내리 5일을 쉴 수 있어 가뭄에 단비 같이 반갑지만, 오랜만에 찾아뵙는 부모님께 용돈 얼마를 드려야 하나 직장인들의 고민이 깊습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런 고민이 담긴 글이 수도 없이 올라왔습니다.

"10만 원은 너무 적을까요?", "20만 원이면 괜찮을까요?", "30만 원 드리고 싶은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가 않네요", "추석 지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설날이라니" 등 수많은 직장인의 사연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반응도 제각각입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뭘 그렇게 고민하나", "각자 수준에 맞게 해드리면 금액 상관없이 부모님은 좋아하신다", "얼마를 드리는지보단 드리고 안 드리고의 문제", "조금이라도 드리면 좋아하시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그렇다고 5만 원 드릴 순 없지 않나", "부모님이 말씀은 안 하시지만, 적게 드리면 마음이 편치 않다", "부모님 두 분 다 회사 다니셔서 적게 드렸다가 한 소리 들었다" 등의 반응도 여럿 있었습니다.

실제로 유진그룹이 최근 계열사 임직원 11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명절 경비 중 가장 부담되는 항목으로 가장 많은 직장인이 '부모님 용돈'(41.0%)을 꼽았습니다. 그다음으로 '세뱃돈 등 자녀·조카 용돈'(17.1%)이 뒤를 이었는데요.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더 드리고 싶은 자식들의 고민이 어쩌다 보니 부담으로 바뀐 듯합니다. 명절 말고는 아무리 드려도 갚기 어려운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를 표할 마땅한 날이 없기 때문이었겠지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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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과 관련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하나 더 있습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지난 1월 17일부터 25일까지 미혼남녀 244명에게 설문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이번 설이 마냥 즐겁지 않은 이유'를 묻자 응답자들은 '연봉 등 직장 관련 질문(45.3%)'을 1위로 꼽았습니다. "돈은 잘 버니, 승진은 언제 하니?" 이런 말을 들을까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겁니다. 2위는 31.7%를 차지한 "결혼은 언제?", "만나는 사람은 있니?" 등 결혼·연애 관련 질문이었습니다.

일 년에 두 번뿐인 소중한 명절에, 받을 스트레스를 미리 걱정한다는 소식을 전하는 게 씁쓸하긴 합니다. 그래도 만약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님이 이 기사를 읽는다면, 이번 명절만큼은 '사랑의 잔소리'를 참으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