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 주도의 4개국(미국·인도·호주·일본) 안보협의체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미국 측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공식 참여 요청은 없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26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한국의 대통령선거가 미국에 중요한 이유’란 제목의 글을 통해 “믿을 만한 소식통에게 들었다”며 지난해 3월 화상으로 열린 첫 쿼드 정상회의에 한국이 참석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전했다.

차 석좌는 “한국은 반도체, 전기배터리, 의료장비 등 수요가 많은 제품의 중요한 글로벌 공급처”라며 “한국의 쿼드 가입 의사는 현 미국 행정부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쿼드 가입은) 코로나19 백신 제조와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기후변화 노력 관련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여당의 대선 후보는 한국의 쿼드 참여 가능성에 침묵하고, 야당은 집권 시 쿼드 가입을 공개적으로 말한다”며 한국의 쿼드 참여 여부가 대선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임을 시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24일 “쿼드 산하의 백신·기후변화 워킹그룹에 참여해 협력해 나가겠다”며 “추후 정식 가입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해 4월 전화 브리핑에서도 한국의 쿼드 참여와 관련해 “한국 친구들과 매우 긴밀한 협의를 해 왔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쿼드 참석 요청을 거듭 부인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한국은 쿼드 4개국 그 어느 나라로부터도 직접적인 참여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도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미국의 쿼드 참여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 “쿼드가 당분간 회원국을 확대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우리가 관심을 적극적으로 보인 것은 아니지만 쿼드가 (다른 나라로) 확대할 생각이 없기에 시기상조인 논쟁으로 보인다”고 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