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긴축 우려, 지금이 정점…1분기 후 신흥국 증시에 기회"
“인플레이션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정책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지금 정점에 달해 있습니다. 올 1분기 이후 미국과 전 세계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기 시작하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신흥 시장) 전반에 다시 기회가 될 겁니다.”

주요국 증시가 연일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지만 올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글로벌 리서치와 자산 투자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에릭 로버트슨 수석전략가(사진)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영향,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과 주요국 긴축 통화정책 등의 리스크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회복세는 불안정하겠지만 비교적 강한 성장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는 미국 인플레이션은 올 1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2월 전년 대비 7% 급등해 40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로버트슨 수석전략가는 “1분기까지 미국 인플레이션이 약간 상승했다가 둔화하기 시작해 올해 3.7%, 내년 2%로 안정될 것”이라며 “공급망 차질이 해소되고 수요 압박이 완화되면서 물품 가격 상승은 하락세로 돌아서고, 서비스 인플레이션도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사그라들고 노동 참여율이 증가하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중국 생산자 물가지수와 발틱운임지수가 하락하고, 항구·선석 등에 계류 중인 컨테이너선 수가 감소하는 등 공급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Fed의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두 번으로 예상했다. 로버트슨 수석전략가는 “미국 금리 변동성이 상당히 커지겠지만 장기금리는 비교적 잘 억제돼 장단기 국채 수익률 곡선의 플래트닝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미 국채의 명목·실질 수익률 모두 추가 상승 여지가 크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로버트슨 수석전략가는 올해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 전반에 ‘업사이드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머징마켓 주식은 지난 10여 년간 S&P500 기업 대비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가장 크다”며 “특히 한국은 경상수지가 탄탄하고, 지난해 11월 이후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입되며 자본 수지도 개선되는 추세여서 원화에 기초한 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