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가짜뉴스·음모론 지목…"침공 전 지지 유도일수도" 진단
러, SNS로도 선전전…"미국 비방·우크라 위기 자극"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과 갈등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소셜미디어에서도 음모론을 퍼트리며 선전전에 나선 것으로 포착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정치 선전 전문가와 미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최근 '서방 세력이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세력을 노린 학살을 꾸미고 있다'는 식의 허위 선전이 이전보다 온라인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방에 우호적인 우크라이나인이 나치와 결탁했으며, 미국이 친러 우크라이나인을 표적으로 화학전을 꾸미고 있다는 음모론은 러시아가 이전부터 주장해왔던 내용이다.

미 정보 당국자들은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병합한 2014년부터 이런 주장을 온라인에서 유포해왔지만, 러시아의 압박이 커진 지난달부터 이런 선전 공세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 정보 업체 '로지컬리'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친러 우크라이나 세력을 겨냥한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내용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지난달 말에 치솟았고, 이달 중순 다시 정점을 찍었다.

로지컬리 관계자는 "여러 러시아 소셜미디어 계정들이 이런 주장을 반복하는 모습은 잘 정돈된 캠페인 같다"면서 "이런 계정들은 비슷한 시간대에 등장해서 똑같은 메시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이런 선전의 대상은 러시아 내부나 러시아어를 쓰는 친러 우크라이나인이며, 우크라이나를 실제 침공할 시 이들의 지지 여론을 이끌기 위한 밑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선전을 통해 전략적으로 우크라이나 내 여론 양극화를 부추기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미 정보 당국자들은 이런 선전이 서방 국민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보진 않지만, 남미·아프리카 등으로 퍼져 사태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러, SNS로도 선전전…"미국 비방·우크라 위기 자극"
또, 전문가들은 미국이 화학전을 준비한다는 선전의 경우, '뉴스프론트' 등 미 정부가 러시아 정보 당국과 연계됐다고 지목한 매체들을 통해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안보 자문 업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동맹' 관계자는 "지난달 퍼진 이런 주장들은 우크라이나 관련 작전을 펼치기 앞서 사태 파악을 어렵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그게 아니라면, (사태가 격화한 데) 상대의 책임이 크다고 비난하려는 고전적 방식의 선전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노스이스턴대 소속 러시아 정치 선전 연구자인 라리사 도로셴코는 러시아가 선전전을 통해 왜곡된 서사를 만들어내면서도 '진짜 의도'는 숨기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자국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했다는 소식과 이와 관련된 허위정보를 섞은 선전을 퍼트리면서 자국내 인권 탄압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러시아 대표 인권단체인 메모리알에 법원의 해산 판결이 내려진 일을 예시로 들며 "외부의 적을 만들면, 러시아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더는 이전만큼 중요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