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장 앞두고 시민·청소년단체 공론화 나서
"탄생 전부터 청소년의 것이었고, 주인이 청소년"
말 많고, 탈 많았던 부산 해운대 유스호스텔 아르피나가 다음 달 재개장한다.

개관 18년이 지나면서 낡은 객실과 편의시설 등을 개보수했다.

2004년 부산 해운대 우동 1만8천㎡ 부지에 부산시 350억원을 들여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로 건립한 아르피나는 부산 유일의 공공 청소년 수련 시설이다.

부산도시공사가 2013년 소유권을 남겨놓은 채 운영권만 부산관광공사에 넘기면서 순탄치 않은 여정이 시작됐다.

비정상적인 운영 시스템으로 인해 경쟁력은 추락했고, 특히 관광 관련 목적시설로 주로 활용되면서 청소년 수련 시설이란 설립 취지는 멀어졌다.

청소년은 소외되고 성인 위주 레포츠 휴양시설로 운영돼 비판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운영을 둘러싼 내부갈등에 적자 누적 등이 더해져 경영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결국 지난해 10월 부산관광공사가 운영권을 8년 만에 부산도시공사에 되돌려주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시민의 쏟아지는 질타 등 우여곡절 끝에 부산도시공사는 시설 개보수를 하고 운영 정상화를 도모하기에 이르렀다.

재개장을 앞두고 부산도시공사는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숙박상품 등을 만들어 여행객을 유치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부산시민은 아르피나가 차제에 '청소년 수련 시설'이란 설립 취지에 걸맞은 시설로 다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이에 부산시민단체와 지역 청소년단체가 나섰다.

'청소년시설 아르피나, 온전히 청소년 품으로'.
부산시민단체와 지역 청소년단체가 지역사회에 화두를 던졌다.

이들은 먼저 아르피나 제역할 찾기를 위한 공론을 모은다.

25일 부산시의회에서 경실련과 청소년단체협의회, 청소년정책포럼, 청소년지도사협회, 청소년시설협회, 청소년활동진흥센터 관계자 등이 모여 '아르피나는 누구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까'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토론회는 아르피나 주인이어야 할 청소년 의견을 듣고자 온라인 플랫폼으로 청소년의 실시간 참여 통로를 열어 놓는다.

경실련은 "아르피나는 부산시 예산으로 건축한 공공 청소년시설 유스호스텔로, 부산시민 자산"이라며 "시민 세금으로 건립된 청소년시설에 걸맞은 아르피나 운영 활성화를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민단체 등은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가 검토 중인 아르피나 제3 지역 이전도 주목하고 있다.

부산도시공사는 아르피나를 부산 기장군 동부산 관광단지로 옮기는 방안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아르피나 부지에 공공분양 아파트 또는 임대 아파트를 건립하거나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설 홍봉선 청소년정책포럼 공동대표는 "부산시나 출자기관인 부산도시공사는 그 전신인 애린유스호스텔 정신과 가치를 존중하고 더 강화해야 한다"라며 "아르피나는 탄생 전부터 청소년 것이었고 주인이 청소년"이라고 강조한다.

경실련과 청소년단체는 토론회에서 아르피나가 제3 지역으로 이전하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도 논의한다.

또 아르피나를 둘러싼 여러 문제 해결과 공론화를 위해 부산시, 부산도시공사, 시의회, 청소년(단체),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아르피나 운영 정상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도 제안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