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당한 데크플레이트 생산업체 관계자 "시공 시 지지대 대는 것이 일반적"
붕괴현장 거푸집 납품회사 "지지대 없이 35㎝ 콘크리트 못 버텨"
"우리 회사 제품으로 동바리(지지대) 없이 35㎝ 콘크리트 타설한 곳은 없어요.

버틸 수가 없습니다.

"
HDC현대산업개발이 붕괴사고 현장에서 무단으로 설계를 변경, 기존보다 2.3배 두꺼운 35㎝의 콘크리트를 타설한 것이 붕괴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 '데크 플레이트'(Deck plate·무지보 공법에 사용하는 특수 거푸집)를 납품한 A 업체 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의 통화에서 "자사 제품은 지지대(동바리)를 설치하지 않고 35㎝ 두께의 콘크리트 무게를 견딜 수 없다"고 밝혔다.

현산은 사고 현장인 201동 39층 바닥 면 슬라브를 15㎝ 두께로 타설하겠다고 당국에 승인받았으나, 무단으로 설계를 변경해 2.3배 두꺼운 35㎝로 타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법도 바꿔 재래식 거푸집이 아닌 데크 플레이트 거푸집으로 붕괴 지점 등을 시공했다.

데크 플레이트는 거푸집 자체가 콘크리트 타설 시 받는 하중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게 설계돼 거푸집 작업 시 필수적인 동바리(지지대) 등을 최소 설치한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은 이에 따라 데크 플레이트 자재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A 업체에 대해 압수 수색을 했다.

A 업체 관계자는 "무지주 공법이라는 게 언뜻 보면 지주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떤 상태냐에 따라서 동바리를 대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35㎝ 두께의 슬라브 같은 경우는 위에 콘크리트가 쳐지면 자중(시공하중)이 많이 나가서 무거워 무지주로 한 곳은 없다.

동바리를 다 받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35㎝ 두께나 되면 자중이 너무 크니까 데크가 양생이 된 이후 사용에는 문제가 없었겠지만, 시공 시에는 처짐 등을 제어해주기 위해서 동바리를 추가로 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가 확보한 붕괴 사고 전 화정아이파크 39층 슬래브 타설 사진을 보면, 데크 플레이트 시공 당시 거푸집을 올려놓은 목재 보를 설치하면서 추가로 지지대는 설치하지 않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인이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재단하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며 "데크 플레이트 시공의 적절성과 동바리 미설치, 2.3배 두께 콘크리트 타설도 원인 관련 규명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붕괴현장 거푸집 납품회사 "지지대 없이 35㎝ 콘크리트 못 버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