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이날 조계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중에 그냥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 들었다"며 발길을 돌렸다.
정 의원은 "전국 승려대회가 열리는 조계사에서 말씀드리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서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저로 인해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참회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국민과 불교계 상생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면서 "소중한 문화재를 지켜 오신 불교계와 스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데 미력하나마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탈당 요구를 우회적으로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0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차마 말은 못 하지만 마음속으로 자진해서 탈당해줬으면 하는 의원들이 주위에 많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선당후사가 필요한 때가 언제인가"라고 자진 탈당을 요구했다.
조 의원은 정 의원을 향해 "공개적으로 자기를 지목해 자꾸 사퇴하라고 하는데 얼마나 괴롭겠냐"며 "만약 제가 그렇다면 되게 민망하고 괴로울 것 같은데 저렇게 그냥 있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신 분이다"라고도 했다.
그는 "사랑하기에 헤어졌노라 그런 얘기도 있지 않으냐"면서 '지금 그런 결단이 필요할 때라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 승려대회에 참석한 스님들은 정 의원이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를 '통행세'에 비유한 발언 등을 계기로 정 의원 제명과 문체부 장관 사퇴, 문재인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하기 위해 전국 승려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