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테세우스의 배'로 SF어워드 장편 부문 대상을 받은 작가의 첫 소설집. 그동안 선보인 긴 호흡 장편과 다른 리듬의 단편·중편 여섯 편을 묶었다.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야기에서 작가는 SF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특유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이다.
우주 정거장 민영화를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우리가 멈추면'은 이 시대 노동자들의 투쟁을 연상케 한다.
'신체강탈자의 침과 입'의 설정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공포와 겹친다.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는 젠더 갈등과 혐오 문제를 다룬다.
씁쓸한 현실을 불러내지만 소설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는다.
소설 속 인물들은 어떤 상황이 닥쳐도 앞으로 나아가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SF 작가 심너울은 추천사에서 "지난 1년간 읽었던 모든 소설들 중 가장 장르 자체에 대한 덕심으로 충만한 SF 소설집"이라고 했다.
다산책방. 376쪽. 1만5천원. ▲ 유령 이야기 = 기 드 모파상 외 지음. 세레넬라 콰렐로 엮음. 마우리치오 콰렐로 그림. 박세형 옮김.
19세기 중반부터 1930년대까지 세계문학 거장들이 쓴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고딕 장르 단편 여덟 편을 각색하고 각 작품과 어울리는 그림을 곁들였다.
전형적인 공포물 사이에 코믹한 유령이 등장하는 독특한 단편도 섞여 있다.
기 드 모파상 '죽은 여자', 조셉 셰리든 르 파뉴 '유령과 접골사', 제롬 K. 제롬 '청색 방의 유령', 구스타포 아돌포 베케르 '혼령의 산', 로버트 E. 하워드 '별 속의 해골', 오스카 와일드 '캔터빌의 유령', 천지퉁 '신비로운 상자'가 실렸다.
미메시스. 136쪽. 1만2천800원. ▲ 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 =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모방범', '화차' 등의 작품으로 일본 현대 추리소설 거장으로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가 1992년 발표한 초기작. 미스터리 외에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발표한 작가는 십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이 소설은 작가의 고향이자 도쿄의 대표적 서민가인 후카가와를 배경으로 성격이 상반된 남중생 콤비의 활약을 그린다.
학원물과 추리물의 요소를 함께 갖춘 장편으로, NHK 라디오드라마로도 방송됐다.
후속작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도 함께 출간됐다.
문학동네. 264쪽. 1만5천원. ▲ 메이든스 =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지음. 남명성 옮김.
데뷔작 '사일런트 페이션트'로 큰 성공을 거둔 작가의 신작 장편. 전작에 이어 그리스 신화와 비극, 연쇄 살인이 교묘하게 결합한 스릴러물이다.
자식처럼 키우던 조카가 위험에 처했음을 알고 심리상담가 마리아나는 끔찍한 대학 캠퍼스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살해된 학생들을 조사하던 중 여학생들의 비밀 집단 '메이든스'의 존재를 알게 된다.
미국에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드라마 시리즈 제작을 앞두고 있다.
해냄. 424쪽. 1만6천8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