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에 여유 찾은 김호철 "선수들, 좋은 기분 많이 느끼기를"
지난 15일 사령탑 부임 후 첫 승을 거둔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한결 여유로운 모습으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김 감독은 18일 광주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를 앞두고 "흥국생명전 승리 후 선수들에게 별 얘기를 안 했다.

좋은 기분 더 많이 느끼라고 가만히 있었다"면서 "감독이 얘기하면 또 잘못된 플레이 지적하고 그럴 것 같아서 오늘까지 별로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특히 15일 경기에서 혼자 23점을 내며 팀 공격을 이끈 달리 산타나(등록명 산타나)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김 감독은 "산타나가 어제 잠을 못 잤다고 하는데 엄살인 것 같다.

저번 경기에서 너무 잘해서 오늘 못하면 어쩌나 걱정하는 것 같다"면서 "산타나의 경기 감각을 늘려줘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서 선발로 기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주전 세터 조송화의 이탈로 갑자기 중책을 맡게 된 세터 김하경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금 가장 힘든 선수가 하경이라고 얘기한다.

나머지 선수들이 하경이를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하자고 주문했다"면서 "시합이나 연습 때 하경이한테 가장 말을 많이 한다.

강하게 키워볼 생각이다.

지난 경기 승리로 하경이가 많이 성장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팀 여건에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김희진에게는 감사를 표했다.

김 감독은 "희진이는 진짜 열심히 하는 선수다.

원체 성격이 밝다 보니 연습 때 가장 즐겁고 재밌게 하는 선수"라며 "요새는 터놓고 농담을 할 정도로 희진이와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맞붙게 된 절친한 선배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에게 덕담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배구계 큰 형님과 첫 경기를 하게 됐는데 제가 형님 잘 모시고 경기를 잘하도록 하겠다"며 "페퍼저축은행이 빨리 연패에서 벗어나서 활력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형실 감독도 화답했다.

김 감독은 "저희 팀이 여자배구의 올림픽 특수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걱정했는데 김호철 감독과 저와의 관계가 이슈가 돼 그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다행"이라면서 "경기는 경기이고 지도자들끼리는 화기애애하게 지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