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17일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사업 진입에 사실상 제동을 걸자 국내 1위 직영중고차 업체 케이카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당일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4.2% 급등한 데 이어 18일에도 2.3% 오른 3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하락세인 와중에도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케이카 주가는 올초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사업 진출 선언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최근 들어 반등하고 있다.

시장에선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면 케이카의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중고차업계에선 케이카의 점유율이 견고할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

우선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사업 범위로 자체적으로 설정한 출고 5년 미만, 주행거리 10만㎞ 미만 차량은 케이카 거래 차량의 5%에 불과하다. 소위 ‘A급 중고차’로 불리는 이런 차량들은 시장에 적게 풀려 거래량이 많지 않다.

케이카는 국내 1위 직영 중고차 업체다. 그런데도 2020년 거래량은 11만3000대로 전체 거래량의 4%에 불과하다. 2020년 매출은 1조3000억원으로 중고차 전체 시장 규모(39조원)의 3.3% 정도여서 확장할 여지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지역 내 소규모 중고차 업체를 통한 거래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완성차업계가 진출하면 신뢰할 수 있는 대형 업체를 통한 중고차 계약 문화가 활발해져 케이카의 거래량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이카는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온라인 구매 과정을 지금보다 간소화해 평균 15분 이내인 구매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차량을 구매할 땐 보험, 대출 등 거래 단계에서 입력해야 하는 사항이 많아 온라인이라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케이카는 일부 지역에서 오전에 결제를 완료한 중고차를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현재 1~2%인 중고차의 온라인 거래 비중이 늘어나면 케이카 사업이 더 탄력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이경록 삼성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리스크가 아니라 전체 시장이 확장하는 계기”라며 “케이카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은 2023년 7%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