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스터디카페 등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혼선 여전 대형 마트와 백화점, 학원·독서실 등 6종 시설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해체 첫날인 18일 전국의 해당 시설에서는 수시로 바뀌는 방역 지침에 혼선을 겪으면서도 일상을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방역패스 시행 이후 방문객 접종 여부를 확인하느라 혼잡이 빚어진 대형 마트와 백화점 주차장에서도 이날은 차량 진·출입이 원활하게 이뤄졌고, 방문객들도 중복된 QR코드 확인 과정이 없어져 불편함이 해소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백화점 내 식당·카페에서는 여전히 백신 접종자만 이용할 수 있는 방역패스 적용이 유지됐다.
또 12∼18세 청소년 방역패스는 법원 판결로 효력이 정지됐지만, 정부는 즉시 항고를 통해 청소년 방역패스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혼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마스크 상시 착용이 가능'하고 '침방울 배출 활동이 적은' 기준에 부합하는 영화관·공연장, 박물관·미술관·과학관·도서관,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 백화점·대형마트 등 6가지 시설의 방역패스를 이날 해제했다.
◇ 마트·백화점, 고객 방문 이어져
롯데백화점 대전점 내 영화관은 평일이라 붐비지는 않았지만, 방학을 맞아 청소년과 가족·연인 방문객의 방문이 이어졌다.
이날부터 적용된 방역패스 해제에 따라 접종 여부를 일일이 확인할 필요는 없지만, 평소처럼 안심콜과 QR 체크 등 방역수칙 적용 후 방문객들은 상영관으로 입장했다.
초등생 자녀들과 영화관을 찾은 안종덕(45)씨는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왔다"며 "나는 3차 부스터샷까지 맞았는데 아이들은 접종 대상이 아니어서 당분간 백신패스를 유지하는 게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오늘 오후 7시 30분에 열릴 예정인 영화 '해적' 시사회도 관람객 100명 이하로 방역수칙을 지켜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백신패스 해제 덕분인지 평소 평일보다는 고객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백신접종 여부 확인을 위해 추가로 채용했던 아르바이트 직원들을 주차관리 요원 등으로 전환 배치했다.
고양시 덕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도 방역패스 시행 때 발생한 입장 대기 줄이나 실랑이는 없었다.
평일 낮이라 고령 방문객이 주를 이뤘지만 안심콜 서비스나 QR코드 체크를 통해 별 무리 없이 입장했다.
다만 방문객들은 방역패스 적용 해제를 반겼지만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70대 후반 여성 B씨는 "(방역패스 적용 때) 마트를 이용하려다 어려움이 많아 겨우 QR코드 인증을 배웠는데 다시 필요 없다고 하니 황당하다"며 "방역패스 같은 건 나이 많은 사람들은 잘 모르고 어려워하는데 배려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전히 방역패스 적용 대상인 백화점 지하 1층 푸드코트에서는 직원들이 계산대에서 주문하는 손님들의 접종 여부를 한 명씩 확인하고 있었다.
식당 내 테이블에도 '식당·카페는 방역패스 인증 후 이용 가능합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 미술관·도서관도 이용 편의 증가
대구미술관을 찾은 40대 주부는 "방역패스가 해제된다고 해서 바로 왔다"며 "3차 접종까지 다 마쳤어도 시민들은 어디 들어갈 때마다 확인하는 게 좀 귀찮았는데 오늘은 편한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미술관을 찾은 30대 자영업자도 "방역패스로 사람들이 다니기에는 불편한 게 있다"면서 "가게든 뭐든 사람이 움직여야 다 돌아가는 거라 방역패스 해제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방역 패스 시행 여부에 따른 미술관·과학관 등 관람객 수 변화도 확연히 드러났다.
지난달 13일부터 전날까지 방역패스 적용 기간에 대구미술관의 관람객 수는 800명대로 패스 적용 전 1천200명보다 크게 줄었다.
국립대구과학관도 패스 시행 전 한 달 평균 주말 관람객 수는 2천944명이었지만 패스 적용 기간의 주말 평균 관람객 수는 2천633명에 그쳤다.
대구미술관 문현주 홍보팀장은 "방역 패스 적용 기간에는 안타깝게도 한 달가량 고객들을 받지를 못했다"며 "여러 이유로 백신을 못 맞은 분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하고, 많은 분이 오실 수 있도록 철저한 방역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루 평균 1천명가량이 이용하는 울산도서관에서는 이날 비슷한 인원이 방문해 스마트폰 QR코드로 출입명부를 남기거나 전화 통화로 간편 체크인을 하고 자료실 등으로 이동했다.
시민 박모(32)씨는 "2차 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며 "방역패스를 해제해도 출입명부 작성이나 열 체크 등 거리두기 지침은 그대로여서 도서관 이용 절차가 크게 줄어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 여전히 혼선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학원과 독서실·스터디카페는 방역패스 적용이 해제됐지만, 정부는 법원 판결에 즉시 항고 방침을 밝혀 혼선은 계속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백브리핑에서 "서울 지역에서 집행이 정지된 청소년 방역패스와 관련해서는 서울시와 즉시 항고할 예정"이라며 "3월 전에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일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를 방역패스 의무 적용 시설로 포함한 부분의 효력을 일시 정지한 데 이어 14일에는 서울 지역 청소년 대상 방역패스를 중지하라고 결정했다.
정부의 당초 계획대로라면 12∼18세 대상 청소년 방역패스는 오는 3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학습권 등 기본권 침해가 심하다는 부분은 받아들여 제외하고, 그 외 남은 식당, 노래방, PC방 등에는 청소년 방역패스를 동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선 현장에서는 일관되고 명확한 방침을 호소하는 여론이 높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부산에서 21년째 학원을 운영하는 성모씨는 "곧 1월 22일부터 개학이 이뤄지면 학교는 백신패스와 상관없이 등교 하는데 학원에만 백신 패스가 적용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불만을 터최선을 방역하고트렸다.
이어 "기존 15명이 들어가는 강의실에 5명이 수업을 하는 등 학원은 생존권을 걸고 최선을 다해 방역하고 있으며 학교보다 안전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종구 김현태 차근호 김근주 김솔 최재훈 박주영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