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시즌 매출도 반토막…9개 작품 공연일정 단축·중단
예상 못 했던 뉴욕 브로드웨이의 흥행부진…40%가 빈자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1년 반 동안 문을 닫은 뒤 공연을 재개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기록적인 흥행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브로드웨이 극장의 객석 점유율은 62%에 불과했다.

이는 극장 연주자들의 파업으로 파행을 빚었던 지난 2003년 이후 최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인 2020년 1월 브로드웨이 극장의 객석 점유율은 94%에 달했다.

연말 시즌의 흥행도 반 토막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1년 중 가장 관객이 많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4천만 달러(한화 약 477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 같은 기간에 기록한 9천900만 달러(약 1천180억 원)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객석을 가득 채우는 인기 뮤지컬도 있지만, 흥행은 이전과 같지 않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해밀턴'의 경우 코로나19 전에는 프리미엄 좌석의 가격이 847달러(약 101만 원)에 달했지만, 최근엔 299달러(약 35만 원)로 떨어졌다.

관객의 수요를 감안해 가격을 조정했다는 것이다.

예상 못 했던 뉴욕 브로드웨이의 흥행부진…40%가 빈자리
이에 따라 공연 일정 단축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는 극장도 늘어나고 있다.

공연을 할 때마다 연기자와 연주자, 스태프 등에 대한 보수를 포함해 적지 않은 제작비가 투입되지만, 줄어든 관객 탓에 수지를 맞출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애인트 투 프라우드', '다이애나', '재기드 리틀 필' 등 6개 작품의 공연이 조기 종료됐다.

또한 '앵무새 죽이기'와 '걸 프롬 더 노스 컨트리' 등 3개 작품은 일단 공연을 잠정 중단한 뒤 6월 이후 재개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이달 말이 되면 브로드웨이 41개 극장 중에서 무대에 불이 켜진 극장 수는 19개로 줄어들게 된다.

브로드웨이에서 5개의 극장을 운영하는 주잼슨 시어터의 잭 비어틀 대표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 중 최악의 흥행 부진"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