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팀 강등당하나 싶기도…팀이 잘 되는 게 우선"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 선수들의 2022시즌 각오는 더 남다르다.

2021시즌 K리그2 대전하나시티즌과 승강 플레이오프(PO) 끝에 가까스로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경남FC에서 강원으로 이적한 공격수 이정협(31)은 특히나 속앓이했다.

이정협은 강원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18경기에 나서 1골 1도움을 올리는 데 그쳤다.

승점 1점이 간절한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

부산 기장군에서 치러지는 전지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이정협은 17일 오후 2022 K리그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 공식 기자회견에서 "부상을 달고 지난 시즌을 시작했는데, 강원에서도 많은 도움이 못 돼 팀이 PO까지 가게 됐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0시즌 부산 아이파크에 있으면서 강등을 당했는데, 내가 강원에 와서도 팀이 강등을 당한다면 나 때문인가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팀에 괜히 왔나 싶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팀은 벼랑 끝에서 살아남았고, 이정협 역시 2022시즌 부활을 위해 담금질을 하고 있다.

이정협은 "PO 2차전에서 모든 선수가 정말 열심히,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뛰는 모습에 나도 감동했다.

나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피를 말리는 상황은 다시 겪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이번 동계 훈련부터 부상 없이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작년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최용수 감독님께서 훈련 때부터 정확하게 골 넣는 습관을 들여야 경기장에서도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하셔서, 훈련 때부터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1시즌 경남과 강원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이정협은 최근 국가대표팀에서도 이름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한때 '슈틸리케의 황태자'였던 그는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에게도 몇 차례 부름을 받았으나, 지난해 3월 일본과 친선전 이후로는 A매치에 나서지 못했다.

이정협은 "내가 어디에서 뛰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뛰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2부든 1부든 내가 하기 나름"이라며 "운동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또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고 담담하게 각오를 다졌다.

2022시즌 이정협의 발끝은 다시 살아날까.

그는 개인적인 골 목표를 묻자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이 잘 되는 게 우선이다.

팀이 잘 돼야 나도 잘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최용수 강원 감독이 대신 목표를 제시했다.

최 감독은 "대표팀에선 골 결정력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지난 시즌에는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조금 못한 것 같다.

올 시즌에는 12∼15골 정도 넣어주면 본인도, 팀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