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노조 "스톡옵션 매도 제한 환영…신뢰회복위원회 만들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노조)는 13일 회사 측에 "류영준 카카오 CEO 내정취소에 대한 후속 대책으로 마련된 '스톡옵션 매도 제한 규정'을 환영하며, 이어서 구성원·주주 신뢰 회복을 위한 ‘신뢰회복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10일 신 내정자와 류 대표 등 임원들이 스톡옵션 주식 44만여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직후 20만8500원이던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공시 이후 16만9000원으로 떨어져 한 달이 채되지 않아 23% 넘게 하락했다. 이후 ‘스톡옵션 먹튀 사태’에 대한 시장의 공분이 확산되자, 카카오측은 물의를 일으킨 류영준 씨의 CEO 내정을 취소하고 3일만에 스톡옵션 매도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이번 매도 제한 규정에 따라 카카오와 계열사 경영진들은 앞으로 스톡옵션 매도 시 △신규상장시 CEO는 2년간 매도 제한 △CEO외 주요 임원은 1년간 매도 제한 △공동매도 행위 금지 △공동체 퇴임시에도 동일 규정 적용 △임원 주식 매도시 1개월전에 IR·PR팀에 공유 및 사전 점검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노조는 "노조가 제시한 스톡옵션 매도 제한 규정이 받아들여졌다"고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노조는 회사에 △임원진 스톡옵션 매도 일정기간 제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강화를 위한 내부 점검 프로세스 강화 등을 주문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류영준 전 내정자가 사퇴했지만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 조사 및 신뢰회복은 백지 상태"라며 "회사는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신뢰회복위원회'를 구성할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제안에 따르면 신뢰회복위원회는 외부전문가·노동조합·직원·경영진으로 구성되고 사태 원인 조사 및 향후 카카오페이의 대내외적 신뢰 회복 대책을 논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 공문을 13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에게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노조가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회사에 대한 내부 감시 체계에 참여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