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방콕포스트는 13일 서부 깐차나부리주 통파품 국립공원 내 한 야영지에서 벵골 호랑이 두 마리를 불법 밀렵한 혐의로 경찰 추적을 받던 30대 태국인 4명이 이날 자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국립공원 인근 마을에 사는 주민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에서 자신들이 생계 수단으로 기르는 소를 종종 잡아먹는 호랑이를 없애려 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두 달간 호랑이에 잡아먹히거나 죽임을 당한 소가 자신들과 다른 사람들 것까지 합해 약 20마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자신들이 직접 이 사태를 끝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호랑이들이 죽인 소의 사체를 미끼로 이용해 유인한 뒤 경비 자원봉사자들에게 빌린 총으로 호랑이들을 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자신들의 소를 죽인 호랑이를 처치하고 싶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호랑이 두 마리의 가죽을 벗기고, 그 고기를 모닥불 위에서 굽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 진술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통파폼 국립공원 순찰대는 지난 9일 오전 태국-미얀마 국경에서 3∼4㎞가량 떨어진 지역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했다.
연기가 피어오른 개울 옆 야영지에 순찰대가 도착하자, 남성들이 숲속으로 도주했다.
순찰대는 이들 검거에 실패했지만, 야영지로 돌아와 모닥불 위 나무 구조물에서 구워지고 있던 호랑이 고기를 발견했다.
근처에는 호랑이 두 마리의 생가죽이 말려지고 있었다.
호랑이를 유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암소 사체도 바로 옆에서 대나무에 묶인 채 발견됐다.
순찰대는 야영지에서 총 4자루와 호랑이 사냥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각종 장비 약 30개도 발견해 압수했다.
이 일이 있은 지 이틀 뒤 한 남성이 순찰대원 한 명에게 전화를 걸어 압수된 엽총 한 자루가 경비 자원봉사자 중 한 명의 것이라며 돌려달라고 요청하면서 자신과 자원봉사자의 이름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 순찰대 측은 이름이 거론된 두 명의 소재 파악을 경찰에 요청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당국이 지속해서 보호 정책을 펴온 결과, 전국 31곳의 보호지역에서 서식 중인 야생 호랑이는 200마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