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본부세관, 유명 가전업체 대표 등 3명 적발
경영권 승계 위해 회사 이익 빼돌리고 해외공장 헐값매각
회사 경영권을 아들에게 불법으로 승계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회사 이익을 해외로 빼돌리고 해외 공장을 헐값에 매각한 유명 가전업체 대표가 세관에 붙잡혔다.

인천본부세관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가전업체 대표 A씨를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A씨의 불법승계 과정에 가담한 B씨 등 이 업체 최고경영자(CEO) 2명도 함께 검찰에 넘겼다.

A씨는 2017년 1월∼2020년 6월 회사가 얻을 이익 미화 200만달러 가량(23억원 상당)을 해외로 빼돌리거나 220억원 상당의 해외 공장을 헐값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회사 경영권을 아들에게 불법으로 승계하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아들 명의로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뒤 국내 거래처에 주문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미화 4천만달러(450억원)를 송금하게 하는 방식으로 실제 경비를 제외하고 회사가 얻을 이익금 23억원 상당을 아들에게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페이퍼컴퍼니 설립 전부터 아들을 수년간 해외에서 거주하도록 해 외국환거래 신고 대상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권 승계 위해 회사 이익 빼돌리고 해외공장 헐값매각
A씨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220억원 상당의 해외공장을 아들에게 불법으로 증여하고자 아들의 지인 명의로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추가로 설립하고 5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세관은 외환검사와 압수수색으로 회사의 불법승계 계획이 담긴 사업계획서 등을 확보해 이들의 불법행위를 입증했다.

사업계획서에는 해외로 빼돌린 불법승계 비자금으로 해외공장뿐 아니라 국내 본사까지 인수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아들은 2018년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국내 본사의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하면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인천본부세관 관계자는 "조사 착수 이후 A씨 아들 소유의 페이퍼컴퍼니를 회사의 특수관계인으로 공시해 주주 3천500여명과 금융회사 등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