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캠프, 안철수 중도표심 흡수 우려하면서도 본격 공세는 자제
"우리까지 나서면 安현상 기정사실화…尹 공세에 집중해야"
'安 상승세 지속' 주시하는 민주…'몸값 올려줄라' 대응 고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측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를 향한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12일 추가로 공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도·부동층 표심의 흐름을 살피는 분위기다.

안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를 전개할 경우 상대의 '체급'만 키워주고 야권 단일화의 판을 깔아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만큼, 대응 수위를 잘 조절해야 한다는 데 민주당 내 공감대가 짙다.

이 후보 측은 이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연말부터 이어진 지지율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한 가운데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후보 적합도에서 윤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점을 주시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갈등 봉합 이후 실시된 이들 조사에서도 안 후보가 경쟁력을 보이자, 윤 후보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을 넘어 중도·부동층 표심을 흡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안 후보에 대해'무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 안 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비판 발언을 반박하는 선거대책위 대변인 명의 논평을 1차례 낸 것이 전부다.

강병원 최고위원이 11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를 두고 'MB 아바타', '갑철수' 등의 표현을 하는 등 선대위 인사들이 산발적으로 비판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쌍 포퓰리즘' '짝퉁' 등 연일 이 후보를 겨냥한 안 후보의 거친 발언에도 일일이 대응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안 후보를 본격적으로 겨눌 경우, 그 정치적 몸값만 올려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경우 민주당까지 야권 단일화 국면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우리까지 이야기하면 '안철수 현상'이 기정사실화된다"면서 "모든 화면이 단일화로 옮겨갈 경우, 민주당은 사실상 단일화와 관계가 없음에도 민주당이 화면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단일화가 주요한 이슈로 떠오르면 대선 국면에서 모든 걸 다 잡아먹을 가능성이 있기에 내부에서 계속 유의미한 정책을 챙기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송영길 당 대표가 안 후보 연대를 계속 제안하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은 현재로서는 지지 세력을 결집 중인 윤 후보를 보다 정조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선대위의 한 중진 의원은 안 후보에게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면서 "지금 제일 중요한 경쟁 대상은 윤석열 후보이니 윤 후보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