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서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로 한국 스키 첫 메달…최근 컨디션 최고조
[베이징 기대주] '한국 스키 첫 메달' 이상호, 이젠 '금빛 질주'다
4년 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국내에서 30년 만에 열린 올림픽이자 첫 동계올림픽이라는 의미 외에 성적으로도 역사에 남은 대회였다.

한국 선수단은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총 17개의 메달을 수확,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을 가져왔다.

특히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의존하던 메달 레이스가 다채로워졌다는 게 큰 특징이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스노보드였다.

주니어 시절부터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 온 이상호(27·하이원)가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준우승하면서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호는 강원도 정선군 출신으로 사북읍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해 '배추 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북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속도를 겨루는 스노보드 알파인에 본격적으로 입문, 18살이던 2013년 국제스키연맹(FIS) 주관 캐나다 주니어 선수권대회 평행대회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5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는 평행대회전 금메달과 평행회전 동메달을 따냈다.

이후 한국 스키의 사상 첫 월드컵 메달(2017년 3월 터키 카이세리 대회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 등 역사를 만들어 온 이상호가 메달권에 근접하기도 어려웠던 한국 스키의 숙원을 고향인 강원도에서 풀어낸 것이다.

[베이징 기대주] '한국 스키 첫 메달' 이상호, 이젠 '금빛 질주'다
쾌거의 평창 올림픽 이후 이상호는 굴곡을 겪었다.

올림픽 은메달을 계기로 '이상호 슬로프'로 명명된 휘닉스 평창에서 2019년 2월 열린 월드컵 동메달을 따냈고, 같은 해 12월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월드컵에서 또 한 번 은메달을 획득했으나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20년 1월부터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결국 수술대에 올라 한동안 회복에 집중했고, 2020-2021시즌에 돌아왔지만 온전히 기량을 회복하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2위에 자리했다.

하지만 이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21-2022시즌을 위한 담금질의 시간이 이상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지난여름부터 가을까지 양질의 설상 훈련을 할 수 있는 스위스에서 강도 높은 전지 훈련을 통해 체력도 끌어 올렸는데, 시즌의 막이 오르자마자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1일 러시아 반노예에서 열린 남자 평행대회전 시즌 첫 월드컵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 선수의 첫 FIS 월드컵 금메달이라는 뜻깊은 기록을 추가했다.

이어 다음날 평행회전에선 2위에 올라 처음으로 연이틀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고 입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처음으로 한 시즌 '멀티 메달'도 기록됐다.

[베이징 기대주] '한국 스키 첫 메달' 이상호, 이젠 '금빛 질주'다
이어 지난달 18일 코르티나담페초 월드컵에선 다시 2위에 올라 시즌 세 번째로 시상대에 섰다.

새해 첫 대회인 이달 8일 스위스 스쿠올 월드컵에선 다시 동메달을 획득, 기세몰이를 한 이상호는 이번 시즌에만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월드컵 종합 순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평창에서 한국 스키의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금빛으로는 장식하지 못했던 '한 끗 차이'를 이제는 극복하고 다가오는 베이징 올림픽에선 시상대 꼭대기도 바라볼 수 있는 위치가 됐다.

주요 경쟁자로는 현재 월드컵 랭킹 2·3위로 뒤따르는 슈테판 바우마이스터(독일)와 드미트리 로지노프(러시아) 등이 꼽힌다.

이상호의 반노예 월드컵 우승 당시 결승 상대였던 바우마이스터는 스쿠올 대회 땐 준결승에서 이상호를 0.17초 차로 따돌리는 등 저력을 뽐냈다.

이번 시즌 한 차례 우승과 두 차례 준우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평행대회전 우승자인 로지노프는 스쿠올 월드컵에서 시즌 첫 금메달을 따내 예열을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