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진상조사위, 4·16가족협의회, 정치권 인사 등 조문
전태일 동생·1987 감독도…배은심 여사 빈소 이틀째 추모 물결(종합)
배은심 여사 별세 이틀째를 맞은 10일 광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 각계에서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1970년 노동환경 개선을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 씨는 이날 홀로 배 여사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헌화와 분향을 마친 전씨는 상주들의 손을 맞잡거나 포옹하며 소중한 가족을 떠나보내고 남겨진 이들의 심정을 위로했다.

전씨는 "이제 한열이도 만나고 5·18 때 금남로와 도청을 사수했던 민주주의 혁명군도 만나시기를 바란다"며 "어머니의 힘찬 목소리를 잊지 않겠다"고 애통한 심정을 나타냈다.

전태일 동생·1987 감독도…배은심 여사 빈소 이틀째 추모 물결(종합)
영화 '1987'로 인연을 맺은 장준환 감독도 빈소를 찾아 1시간가량 머물며 고인과의 추억을 되새겼다.

제주도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장 감독은 이날 제작사 관계자와 함께 빈소를 방문했다.

장 감독은 "30여 년을 치열하게 투사로 살아오신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서 아드님과 만났을 것"이라며 "편안하게 쉬면서 많은 이야기 나누셨으면 좋겠다"고 추모의 말을 남겼다.

배 여사의 아들인 이한열 열사의 모교 후배도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광주 진흥고등학교 2학년생이자 '이한열 장학생'으로 선발된 A군은 이날 담임 선생님과 함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A군은 이 열사의 정신을 이어가는 대학생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유가족에게 다짐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송선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관계자도 빈소를 찾아 배 여사를 추모했다.

송 위원장은 "민주화운동을 하는 모든 분에게 힘과 용기를 주셨는데 갑자기 떠나셔서 한없이 슬프고 괴롭다"며 "남은 사람들이 어머님께서 못다 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태일 동생·1987 감독도…배은심 여사 빈소 이틀째 추모 물결(종합)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에 이어 이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도 빈소를 찾았다.

윤 후보는 "고인은 이 열사가 돌아가신 뒤 일생을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셨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배은심 여사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관계자가 윤 후보를 향해 "고인은 민주유공자법을 만들어달라고 농성하던 중 돌아가셨다.

국민의힘이 막아서 상정되지 않고 있는데 더는 막지 말고 꼭 통과시켜달라"고 당부하자 윤 후보는 "오늘 처음 들어서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

당 지도부와 상의해보겠다"고 답변했다.

김동연 후보는 "두 분의 뜻을 받들어 정의로운 나라,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대해서는 "그 뜻을 받들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대선 후보를 대신해 부인 김미경 서울대학교 교수가 권은희 원내대표와 함께 배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밖에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 참여한 이낙연 전 대표, 민주당 김두관 의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한열 열사의 대학 선배이자 이한열 추모사업회를 함께 만들었던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금쪽같은 아들을 가슴에 묻고 저희들의 어머니로서 민주주의에 헌신해 주신 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며 "배 여사님 소천을 계기로 민주유공자법에 대해 여야가 봉합하고 국민적 공감대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직접 빈소를 찾지 못한 각계 인사와 단체가 보낸 근조 화환이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주변에 빼곡히 늘어서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