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부 삼림지대에서 3∼5세기 로마시대 동전 209개가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끄는 가운데, 이 동전을 오소리가 '발굴'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영국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전이 발견된 지점은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스주 자치시인 그라도 삼림지대의 오소리 동굴 근처다.

고고학자들은 예상치 못한 발견에 매우 고무돼 있다.

연구자들은 올겨울 폭풍 '필로메나'가 몰고 온 폭설이 일대를 뒤덮으면서 오소리가 산딸기나 벌레 등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 우연히 이 로마시대 보물이 묻힌 곳을 파헤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소리들이 여기저기 땅을 파헤치던 중 우연히 동전이 묻힌 곳의 땅까지 파 엎은 결과 십여 세기 넘게 잠자고 있던 동전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스페인 북부에서 발견된 고대 동전…오소리가 찾았다?
고고학자인 알폰소 판줄 페라자는 현지 신문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동전은 스페인에서 멀리 떨어진 콘스탄티노플과 테살로니키에서 주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이 지역에서 로마시대 동전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많은 동전이 한꺼번에 나온 적은 없었다고 과학자들은 밝혔다.

약 85년 전 그라도 삼림 지대에서 콘스탄티누스 대제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동전 14개가 발견된 적이 있다.

판줄 박사는 "조심스럽지만, 계속 보물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옛날 이곳이 격전지였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로마는 BC 218년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했고, 5세기 초 게르만족의 분파인 서고트족에 의해 밀려날 때까지 이곳을 지배했다.

연구자들은 이번에 발견된 동전들은 정치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누군가 서둘러 묻은 다량의 보물 중 일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판줄 박사는 "이번 발견은 이 지역 발굴 작업의 1단계의 성과로, 고고학자들은 추가 발굴을 위해 이곳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이 군대의 일시 주둔지였는지, 아니면 일반 거주지였는지를 밝혀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