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 양극화가 만든 기현상
'양극화' 현대건설 최다승·최소패, 페퍼 최다패·최소승 유력
21경기 만에 20승을 채우며 '최단기간 20승' 기록을 세운 현대건설이 역대 한국프로배구 V리그 최다승 기록을 향해 속도를 낸다.

하지만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은 역대 최다패의 불명예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V리그 여자부는 '7번째 구단' 페퍼저축은행의 합류로 팀당 경기 수가 30경기에서 36경기로 늘었다.

단일시즌 최다승과 최다패 기록이 탄생할 환경이 조성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경기 수가 늘어가면 달성하기 어려워지는 '최소패'와 '최소승' 기록 탄생 가능성도 점점 커진다.

사상 초유의 '양극화'가 만들어낸 기현상이다.

현대건설은 10일 현재 21경기에서 20승(1패)을 채우며 승점 59로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2위 한국도로공사(승점 45·16승 5패)와의 승점 격차는 14점이다.

현대건설이 8일 한국도로공사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제 현대건설은 순위가 아닌 기록과 싸운다.

V리그 여자부 단일시즌 최다승 기록은 2012-2013시즌 IBK기업은행이 달성한 25승(5패)이다.

마침 현대건설은 11일 IBK기업은행, 14일 페퍼저축은행, 19일 흥국생명, 28일 흥국생명, 31일 페퍼저축은행 등 하위권 팀과 연속해서 만난다.

이변이 없다면 현대건설은 하위권 팀과의 5경기에서 역대 타이인 25승을 채우고, 2월 4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역대 여자부 단일시즌 최다승 기록'을 경신에 도전할 전망이다.

'양극화' 현대건설 최다승·최소패, 페퍼 최다패·최소승 유력
올 시즌 현대건설은 양효진과 이다현의 트윈 타워, 김연견·황민경·고예림의 견고한 수비,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의 화력 등이 어우러져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공격력을 강화할 때는 레프트 한자리에 정지윤을 투입하기도 한다.

김연견이 부상으로 빠진 8일 도로공사전에서 김주하가 리베로로 활약하는 등 백업 멤버도 탄탄하다.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기세를 이어가면 단일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은 물론이고, 남녀부 합해 사상 처음으로 '30승' 고지를 밟을 수도 있다.

또한, 2007-2008시즌 흥국생명이 세운 단일 시즌 최소패(20승 4패) 가능성도 커진다.

'양극화' 현대건설 최다승·최소패, 페퍼 최다패·최소승 유력
창단 후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지 않고, 곧바로 V리그에 합류한 페퍼저축은행은 10일 현재 22경기에서 단 1승(21패)만 거뒀다.

페퍼저축은행의 창단 첫 승 상대인 6위 IBK기업은행(승점 9·3승 17패)의 경기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 '2승 달성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로 팀을 꾸리다 보니, 긴 시즌을 소화하면서 선수들이 정신적·육체적 피로감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며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의 컨디션도 좋지 않다"며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V리그 역대 단일시즌 최다패 기록은 2012-2013년 KGC인삼공사가 당한 25패(5승)다.

페퍼저축은행은 14일 현대건설, 18일 IBK기업은행, 31일 현대건설, 2월 3일 KGC인삼공사, 2월 6일 IBK기업은행과 차례대로 만난다.

IBK기업은행과의 두 경기에서 패한다면 5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단일시즌 최다패 기록을 경신할 수도 있다.

극적인 변화가 없다면 역대 최소승의 불명예 기록이 탄생할 가능성도 크다.

V리그 여자부 역대 최소승은 2006-2007시즌 KT&G의 3승(21패)이다.

고전 중인 페퍼저축은행이 불명예 기록에 관한 부담감까지 느낀다면, 승리 추가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