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12일로 재판 연기 신청했지만 기각
조코비치측 "12월 확진돼 1월에 비자 발급"…호주장관 "입국 조건은 별개"
'백신 거부' 조코비치, 호주오픈 출전 가능할까…내일 운명의 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아 호주 정부로부터 비자가 취소된 남자 테니스 단식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의 입국을 허가할지에 대한 재판이 오는 10일(현지시간) 열린다.

9일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내무부의 변호인단은 재판 준비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법원에 오는 12일로 재판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12일은 조코비치가 출전하려 하는 호주오픈 대진표 추첨일 다음 날이다.

하지만 앤서니 켈리 판사는 이를 기각, 재판은 예정대로 10일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이날 재판은 화상으로 진행된다.

조코비치 측이 먼저 2시간가량 변론을 하고 호주 정부 측은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변론하게 된다.

AP통신은 호주오픈이 17일부터 시작하는 만큼 이날 재판에서 호주 입국 가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코비치의 변호인단은 전날 법원에 제출한 35페이지 분량의 소장을 통해 조코비치가 지난달 16일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일 호주 내무부로부터 백신 접종 면제를 허가한다는 문서를 받았으며 컴퓨터로 비자 발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백신 거부' 조코비치, 호주오픈 출전 가능할까…내일 운명의 날
하지만 이날 공개된 호주 정부 측 소장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조코비치에게 보낸 이메일에 '의료 면제'가 수락될 것이라 보장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조코비치가 코로나19 양성 판단을 받은 것일 뿐 급성 중증을 겪은 것을 시사하지는 않았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것을 근거로 백신 면제 자격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AP는 호주 오픈을 운영하는 호주 테니스협회가 6개월 이내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은 백신을 맞지 않아도 입국 자격이 있는 것으로 오인해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호주국경수비대(ABF)는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있더라도 백신 접종 증명서나 의료상의 이유로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반면 크레이그 틸리 호주 테니스협회장은 현지 방송 채널9과의 인터뷰에서 "항상 모순된 정보가 너무 많아서 우리는 매주 호주 내무부와 이야기했고, 우리가 (백신) 면제에 대해 맞게 행동하는지 모든 부분에 대해 이야기 했다"며 "우리가 받은 정보와 상반되는 것은 변화하는 환경 때문이며 우리는 어려운 환경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이먼 버밍험 호주 재무부 장관은 채널9과 인터뷰를 통해 "비자 발급 조건과 입국 요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입국 요건이 비자 조건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신 거부' 조코비치, 호주오픈 출전 가능할까…내일 운명의 날
조코비치는 오는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5일 밤 호주 멜버른 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호주 당국은 그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고, 백신 면제 조건도 충족하지 못했다며 비자를 취소했다.

조코비치는 현재 멜버른의 한 호텔에 머무른 채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조코비치가 묵고 있는 호텔이 한때 코로나19 격리시설이었으며 현재는 난민 신청자를 수용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방 안 창문은 나사로 고정돼있어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없고, 음식에는 곰팡이가 피고 구더기가 나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다.

이 때문에 조코비치 측은 개인 요리사가 그를 위한 식사를 전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호주 이민국은 이를 거절했다.

하지만 아나 브르나비치 세르비아 총리는 "조코비치에게 글루텐이 포함되지 않은 음식과 운동 도구, 노트북, 휴대폰 심 카드가 전달되도록 했다"고 전했다.

조코비치처럼 백신을 맞지 않고 호주에 입국하려다 비자가 취소된 체코 출신의 여자 테니스 선수 레나타 보라초바(39)는 지난 8일 자진해서 호주를 떠났다고 호주 ABC 방송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