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열사 유족·시민사회 "믿기지 않아…이한열 열사 옆에서 안식 누리시길"
정치권도 일제히 애도 "어머님 헌신 새기고 민주화·인권 가치 지켜나가겠다"
"6월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별세에 각계 추모 물결(종합)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9일 별세하면서 각계에서 고인을 향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빈소에 달려온 민주열사 유족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며 비통해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아들 이한열 열사가 산화한 뒤 35년간 국가폭력 피해를 막고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함께 동지로 활동한 이들은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박선영·표정두·류재을 열사의 유족과 5·18 민주화운동 박관현 열사의 누나 박행순(72) 씨 등은 지난달 말까지도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셨던 배 여사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박행순 씨는 "한열이가 광주에 묻혀 있어 광주를 떠나지 못하면서도 전국 어디든 어머니를 찾는 곳이면 끝까지 함께 하셨다"며 "아들 못지않게 큰일을 하고 가신 어머니를 아들이 하늘에서 두 팔을 벌려 반겨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한열 열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1987'의 작가 김경찬 씨도 일찌감치 빈소에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다.

광주·전남 추모연대, 이한열기념사업회, 민족민주유가족 협의회, 연세민주동문회 등 시민단체들도 배 여사를 추모하며 사회장으로 사흘간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6월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별세에 각계 추모 물결(종합)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후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6월 민주항쟁의 상징인 이한열 열사와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이어간 배은심 여사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며 "고인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6월 항쟁 당시 이한열 열사와 함께 '호헌철폐, 독재타도, 민주쟁취'를 외치며 투쟁하고 배 여사와도 인연을 이어온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도 빈소를 찾았다.

열사의 장례식에서 영정사진을 들고 민주국민장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우 의원은 이번에는 배은심 여사 장례식에서 호상(護喪)을 맡았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은 생전에 경찰에 대해 질책도 하셨지만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다"며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헌신하신 뜻을 새겨 민주·인권을 최우선시하는 경찰 활동을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6월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별세에 각계 추모 물결(종합)
각 정당 대선후보를 비롯한 정치권도 일제히 배 여사를 향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6월과 민주주의의 어머님, 배은심 여사님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어머님의 뜻을 가슴속에 새기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반드시 지켜가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페이스북에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이한열 열사와 배은심 여사님의 그 뜻, 이제 저희가 이어가겠다"며 "민주주의 회복과 발전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도 페이스북에 "어머님은 자식에 대한 사랑을 대한민국 미래 세대 모두에 대한 더 큰 사랑으로 승화시켰다"며 "감히 넘볼 수 없는 숭고한 정신과 꼿꼿함을 남기셨다.

어머님의 뜻을 잊지 않고 깊이 새기면서 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의당 선대위도 각각 논평과 서면 브리핑 자료를 내고 고인의 정신을 기리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가겠다고 추모했다.

이재명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이날 일정을 마친 뒤 광주로 이동해 배 여사의 빈소를 조문할 예정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도 이날 빈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