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요리 발상지 인천] ②쫄면, 우연에 필연을 더한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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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 실수로 나온 굵은 면발…쫄면의 탄생 배경
"쫄면 식감·풍미 살리는 반죽법은 끈질긴 노력의 결과" "초고추장에 양배추, 오이, 당근 채와 콩나물을 국수와 한데 비벼 먹는 맛은 텁텁하지 않아서 좋다.
냉면처럼 올라앉은 삶은 달걀 반쪽도 구색을 갖춘다.
"
인천 출신 시인인 김윤식(75) 전 인천문화재단 대표는 저서 '인천의 향토 음식'에서 지역 대표 먹거리 중 하나로 쫄면을 소개한다.
그는 이따금 가까운 사람들과 어울려 신포시장에 나가 별미 삼아 쫄면을 먹었다고 했다.
1970년대 초 인천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쫄면은 짜장면과 같은 여타 면류보다 역사가 짧지만, 입맛을 사로잡는 쫄깃한 면발과 매콤 새콤한 양념으로 그 인기만큼은 여간해서 밀리지 않는다.
바삭한 돈가스와 쫄면의 조합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즐겨 먹는 메뉴로 자리 잡았다.
떡볶이나 골뱅이무침을 주문할 때는 자연스레 '쫄면 사리 추가'를 외치기도 한다.
인천시 중구 경동에 있는 제면소 '광신제면'은 우연한 계기로 쫄면이 처음 탄생한 곳으로 유명하다.
과거 냉면발 주문이 많이 밀려 바쁜 와중에 이곳 직원이 면을 뽑는 사출기의 체(구멍)를 잘못 끼워 실수로 굵은 면발이 나온 것이 쫄면의 시작이었다는 이야기는 통설처럼 전해진다.
김 전 대표는 제면소 직원의 실수가 쫄면의 우연한 탄생을 극적인 것으로 만들지만, 그 이면에는 실험과 노력에 따른 필연적 과정이 수반됐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냉면과 쫄면 원재료가 각각 메밀과 밀가루로 차이가 있어 메밀 반죽으로는 일반적인 쫄면의 형태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밀가루 반죽을 굵게 뽑아내는 과정에서 면발의 점성을 높이는 소다나 녹말가루 투여량을 조절하면서 점차 쫄면으로서 완성도를 갖췄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쫄면의 우연적 탄생에 이견은 없다"면서도 "제면소에서 굵은 면발을 실수로 뽑은 일화에 면을 쫄깃하게 만드는 연구 과정이 더해져 현재의 쫄면이 완성됐다고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쫄면을 최초로 만든 곳'이라는 간판을 단 광신제면은 2002년 하경우(64)씨와 이영조(61)씨 부부가 가게를 인수해 20년 가까이 운영 중이다.
이곳 제면소에서는 쫄면뿐만 아니라 냉면과 생면, 떡을 판매하고 있다.
하씨는 "중간에 제면소를 넘겨받아 쫄면의 탄생 과정을 지켜보진 못했지만, 원래 가게를 운영하던 주인 할머니로부터 '애들(직원)이 면을 잘못 뽑아서 쫄면이 나오게 됐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가게를 맡았을 때부터 쫄면의 식감과 풍미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반죽법을 연구해 이곳만의 쫄면을 만들었다"며 "쫄면은 우연으로 시작했지만, 끈질긴 노력의 결실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신제면은 원도심 상권이 무너지며 거래처가 줄고 대형 제면 공장까지 등장하면서 여러 차례 존폐 위기를 겪었으나 하씨 부부는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원도심 상권 활성화 사업인 '개항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주변 가게들과 협업해 생면으로 만든 '개항면'을 공급하는 등 재부흥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하씨는 9일 "최고의 재료를 사용해 최상의 면을 뽑아내겠다"며 "쫄면이 탄생한 제면소의 자존심을 계속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쫄면 식감·풍미 살리는 반죽법은 끈질긴 노력의 결과" "초고추장에 양배추, 오이, 당근 채와 콩나물을 국수와 한데 비벼 먹는 맛은 텁텁하지 않아서 좋다.
냉면처럼 올라앉은 삶은 달걀 반쪽도 구색을 갖춘다.
"
인천 출신 시인인 김윤식(75) 전 인천문화재단 대표는 저서 '인천의 향토 음식'에서 지역 대표 먹거리 중 하나로 쫄면을 소개한다.
그는 이따금 가까운 사람들과 어울려 신포시장에 나가 별미 삼아 쫄면을 먹었다고 했다.
1970년대 초 인천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쫄면은 짜장면과 같은 여타 면류보다 역사가 짧지만, 입맛을 사로잡는 쫄깃한 면발과 매콤 새콤한 양념으로 그 인기만큼은 여간해서 밀리지 않는다.
바삭한 돈가스와 쫄면의 조합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즐겨 먹는 메뉴로 자리 잡았다.
떡볶이나 골뱅이무침을 주문할 때는 자연스레 '쫄면 사리 추가'를 외치기도 한다.
인천시 중구 경동에 있는 제면소 '광신제면'은 우연한 계기로 쫄면이 처음 탄생한 곳으로 유명하다.
과거 냉면발 주문이 많이 밀려 바쁜 와중에 이곳 직원이 면을 뽑는 사출기의 체(구멍)를 잘못 끼워 실수로 굵은 면발이 나온 것이 쫄면의 시작이었다는 이야기는 통설처럼 전해진다.
김 전 대표는 제면소 직원의 실수가 쫄면의 우연한 탄생을 극적인 것으로 만들지만, 그 이면에는 실험과 노력에 따른 필연적 과정이 수반됐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냉면과 쫄면 원재료가 각각 메밀과 밀가루로 차이가 있어 메밀 반죽으로는 일반적인 쫄면의 형태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밀가루 반죽을 굵게 뽑아내는 과정에서 면발의 점성을 높이는 소다나 녹말가루 투여량을 조절하면서 점차 쫄면으로서 완성도를 갖췄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쫄면의 우연적 탄생에 이견은 없다"면서도 "제면소에서 굵은 면발을 실수로 뽑은 일화에 면을 쫄깃하게 만드는 연구 과정이 더해져 현재의 쫄면이 완성됐다고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쫄면을 최초로 만든 곳'이라는 간판을 단 광신제면은 2002년 하경우(64)씨와 이영조(61)씨 부부가 가게를 인수해 20년 가까이 운영 중이다.
이곳 제면소에서는 쫄면뿐만 아니라 냉면과 생면, 떡을 판매하고 있다.
하씨는 "중간에 제면소를 넘겨받아 쫄면의 탄생 과정을 지켜보진 못했지만, 원래 가게를 운영하던 주인 할머니로부터 '애들(직원)이 면을 잘못 뽑아서 쫄면이 나오게 됐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가게를 맡았을 때부터 쫄면의 식감과 풍미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반죽법을 연구해 이곳만의 쫄면을 만들었다"며 "쫄면은 우연으로 시작했지만, 끈질긴 노력의 결실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신제면은 원도심 상권이 무너지며 거래처가 줄고 대형 제면 공장까지 등장하면서 여러 차례 존폐 위기를 겪었으나 하씨 부부는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원도심 상권 활성화 사업인 '개항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주변 가게들과 협업해 생면으로 만든 '개항면'을 공급하는 등 재부흥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하씨는 9일 "최고의 재료를 사용해 최상의 면을 뽑아내겠다"며 "쫄면이 탄생한 제면소의 자존심을 계속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