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부터 내는 명품 '오더 대기'…매장 측 "결제 취소는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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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상대로 불합리한 구매방식 유도해 실적은 올리면서 재고도 처리
"오더(주문)부터 하신 후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 새제품을 기다리면 되고요.
규정상 결제 취소는 안 됩니다.
"
이달 초 부산의 한 백화점 명품 매장 직원 입에서 나온 말이다.
고객 A씨는 마음에 둔 제품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직원이 알려준 대로 결제와 함께 주문을 넣었다.
A씨는 개인 맞춤형 제작이 아닌데도 결제 취소를 불허하는 규정이 의아하긴 했으나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온라인 게시판 등을 보니 결제부터 하고 제품을 기다리는 '오더 대기'로 낭패를 본 사례가 꽤 있었다.
가방의 경우 가죽과 금속 장식의 균형, 박음질, 테두리 마감 등이 양호한 제품을 '양품'(良品)이라 하는데 3∼4번 이상 재주문을 해도 양품이 아니었다는 경험담도 보였다.
결제 취소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고래고래 소리라도 지르며 '진상 손님'이 돼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런 판매 방식은 직원 개인 실적을 유지하면서 제품 재고도 처리할 수 있는 불합리한 행태다.
A씨는 "프랑스 공방의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몇 달 치 월급을 지불해야 하는 가방의 퀄리티가 기대 이하라서 크게 실망했다"며 "법적 대응을 운운하고서야 결제를 취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한 백화점 고객상담실에는 명품 매장과 관련한 고객 불만이 매주 1건 이상 접수되고 있다.
고객을 상대로 벌어지는 백화점 명품 매장 측의 이런 행태는 해외여행과 면세점 이용이 어려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그 정도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영업 시작과 동시에 명품 매장으로 달려가는 '오픈런'에 이어 인기 명품을 사기 위한 수고를 대신해 주는 서비스까지 생긴 것으로 보아 이미 명품 매장은 고객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명품 패션 브랜드가 연거푸 가격을 올려도 제품이 없어서 못 판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산의 한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는 영업이 시작된 지 5분밖에 안 지났는데도 입장 대기자가 이미 200명에 가까워 당일 매장 입장조차 어렵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콧대 높은 명품 매장이 고객을 상대로 '갑질'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충분히 조성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사용한 제품이 아닌데도 결제 취소를 안 해주는 것은 '소비자보호법' 등 법률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매장 내에서 언성을 높이지 말고 담당자 이름 등을 파악한 뒤 결제영수증을 들고 백화점 고객상담실로 가면 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규정상 결제 취소는 안 됩니다.
"
이달 초 부산의 한 백화점 명품 매장 직원 입에서 나온 말이다.
고객 A씨는 마음에 둔 제품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직원이 알려준 대로 결제와 함께 주문을 넣었다.
A씨는 개인 맞춤형 제작이 아닌데도 결제 취소를 불허하는 규정이 의아하긴 했으나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온라인 게시판 등을 보니 결제부터 하고 제품을 기다리는 '오더 대기'로 낭패를 본 사례가 꽤 있었다.
가방의 경우 가죽과 금속 장식의 균형, 박음질, 테두리 마감 등이 양호한 제품을 '양품'(良品)이라 하는데 3∼4번 이상 재주문을 해도 양품이 아니었다는 경험담도 보였다.
결제 취소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고래고래 소리라도 지르며 '진상 손님'이 돼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런 판매 방식은 직원 개인 실적을 유지하면서 제품 재고도 처리할 수 있는 불합리한 행태다.
A씨는 "프랑스 공방의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몇 달 치 월급을 지불해야 하는 가방의 퀄리티가 기대 이하라서 크게 실망했다"며 "법적 대응을 운운하고서야 결제를 취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한 백화점 고객상담실에는 명품 매장과 관련한 고객 불만이 매주 1건 이상 접수되고 있다.
고객을 상대로 벌어지는 백화점 명품 매장 측의 이런 행태는 해외여행과 면세점 이용이 어려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그 정도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영업 시작과 동시에 명품 매장으로 달려가는 '오픈런'에 이어 인기 명품을 사기 위한 수고를 대신해 주는 서비스까지 생긴 것으로 보아 이미 명품 매장은 고객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명품 패션 브랜드가 연거푸 가격을 올려도 제품이 없어서 못 판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산의 한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는 영업이 시작된 지 5분밖에 안 지났는데도 입장 대기자가 이미 200명에 가까워 당일 매장 입장조차 어렵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콧대 높은 명품 매장이 고객을 상대로 '갑질'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충분히 조성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사용한 제품이 아닌데도 결제 취소를 안 해주는 것은 '소비자보호법' 등 법률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매장 내에서 언성을 높이지 말고 담당자 이름 등을 파악한 뒤 결제영수증을 들고 백화점 고객상담실로 가면 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