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진짜 너무 힘들어요. 랍스터 사진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저런 잘못된 직원은 진짜 한두 명이고 나머지는 조용하고 무거운 분위기에 일하고 있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역대급 회사자금 횡령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조롱 글로 인해 공분이 일고 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는 7일 랍스터 사진과 함께 "소액주주들 빨간 피눈물 흘릴 때 우린 창립기념일 기념하려고 빨간 랍스터 먹는다. 부럽지?"라는 믿지 못할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같은 직원으로서 부끄럽다"는 비판이 쇄도했고 이내 삭제됐다.

하지만 해당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일파만파 확산했고 오스템임플란트 측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내부 직원은 "기사가 나온 뒤 사무실에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고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며 수습에 나섰다.

해당 랍스터는 오스템임플란트 창립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5000원에 이용 가능한 구내식당에 제공된 메뉴로 알려졌다.

오스템임플란트 생산본부는 부산이며 본사는 마곡에 위치해 있는데 본사 구내식당에서 사건 발생 전부터 계획돼 있던 메뉴였던 것.
"랍스터 사진 대신 사과드립니다"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의 탄식
앞서 경찰은 횡령금액 회수를 위해 이 모(45) 씨 명의로 된 증권계좌 내 25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동결하고, 체포 현장에서 금괴 497㎏, 현금 4억3천만원을 압수했다. 이 씨가 사들인 금괴 851개 중 절반가량은 압수했지만, 나머지 400여 개는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경찰은 또 이 씨가 횡령한 돈으로 부인 명의의 수십억 원 상당 상가 오피스텔을 새로 사들인 사실을 확인하면서, 해당 부동산에 대한 기소 전 몰수보전 추징을 신청할 예정이다. 법원이 기소 전 몰수보전 추징 건을 인용하면, 이 씨 쪽은 판결 전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게 된다.

경찰은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 등 사내 윗선의 지시와 개입 등이 있었는지, 다른 공범이 있었는지도 수사 중이다.

이 씨는 범행 전에도 50억 원씩 두 차례 회사자금을 빼돌렸다가 채워 넣는 등 사전에 범행을 모의한 정황이 포착됐다.

100억 원을 뺐다가 다시 넣는 과정에서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았던 이 씨의 범행은 이후 급격하게 대담해졌다. 100억 원, 200억 원 등 수 백억원씩 5차례에 걸쳐 회삿돈 480억 원을 빼냈던 그는 작년 10월엔 1400억 원을 한 번에 자신의 계좌로 송금했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거래정지상태로 2만 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불안이 높아지는 상태다. 이들은 집단 소송에 나설 움직임을 보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