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서 쫓겨난 이슬람계 난민 중 20만명 말레이 유입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유입된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 아동들이 길거리에 몰려다니며 차량과 행인들을 상대로 구걸을 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말레이서 로힝야족 아동 구걸 논란…"돌봐야" vs "단속 필요"
7일 하리안메트로 등 말레이시아 매체에 따르면 최근 한 쿠알라룸푸르 시민이 운전 중 교차로에 멈췄을 때 로힝야족 난민 아동들의 '거친 구걸 행위'에 놀랐다며 SNS에 동영상을 올렸다.

동영상을 보면 어린 아이들이 차량에 다가와 돈을 요구하고, 자신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것을 보고는 창문을 '쾅쾅' 두드리고, 손가락 욕설을 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저 아이들은 가게에 몰려다니며 돈을 달라고 문을 두드리는데, 나가지 않으면 유리창에 돌을 던지기도 한다"며 "이미 극단적인 방법으로 구걸을 하기에 정부가 나서서 단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영상이 퍼지면서 말레이시아에서는 로힝야족 난민들에 대한 불만과 혐오 발언이 쏟아졌다.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70여만 명은 2017년 8월 말 미얀마군에 쫓겨 방글라데시로 피해 난민촌에 모여 산다.

난민 가운데 일부는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에 가는 것을 목표로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밀항을 시도하다가 수개월씩 바다를 떠돌거나, 목숨을 잃기도 했다.

말레이시아는 이미 20만명 이상의 로힝야족 난민이 유입됐다며 더는 못 받는다는 입장이다.

쿠알라룸푸르 경찰은 로힝야족 아이들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구걸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발견 즉시 신고를 당부했다.

말레이서 로힝야족 아동 구걸 논란…"돌봐야" vs "단속 필요"
로힝야족 아이들의 구걸 행위에 대해 단속을 촉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회의원 아잘리나 오트맛 사잇은 전날 트위터에 "로힝야족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구걸한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그 아이들이 거지가 될 때까지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난민 아동들이 어른들의 지시에 따라 구걸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아동보호 조정위원회가 나서서 아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두고 "왜 로힝야족 난민 유입을 진작 안 막았느냐", "말레이시아 아동 권리를 우선해야 하지 않느냐"는 부정적 반응과 "맞는 말이다.

지금 난민 아이들을 돌보지 않으면 잠재적 사회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