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경쟁 위주 입시에서 벗어나는 과정"
학생들 "다 함께 공부했는데 소수 이름만 반영되는 것 옳지 않아"
고교 주변 '경축 00대 합격' 현수막 자취 감췄네
'경축. 00대 ○학과 합격'
대학교 입시가 마무리되는 이맘때 고등학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명문대·인기 학과 합격 현수막'이 자취를 감췄다.

경남지역에서는 이런 모습을 놓고 학교 안팎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합격 현수막은 명문대학 진학 정도를 알려서 우수 학생을 유치하고, 교사와 학생에게 자긍심과 자신감을 고취하는 등 순기능이 있어 학교마다 입시·졸업철마다 관행처럼 부착돼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학벌주의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특정 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해석했지만, 조례로 제정되지 않아 현수막이 즉시 철거되지 않았다.

이후 경남교육청은 교육감 명의로 각 고등학교에 '자제·철거 요청' 공문을 지속해서 보냈다.

이 현수막은 2015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대부분 사라졌다.

교육 관계자들은 합격 현수막이 부착되지 않는 현상은 경쟁 위주의 입시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고교 주변 '경축 00대 합격' 현수막 자취 감췄네
창원지역 한 고등학교 교사는 "최근 모 대학교 진학생이 잇따라 나와 내부에서 현수막을 부착하는 의견이 나왔지만, 경쟁을 부추기는 것 같아서 제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른 교사는 "'명문대에 몇 명을 진학했다'는 게 과거처럼 중요하지 않은 학내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졸업을 앞둔 고교 3학년 학생은 "다 함께 공부했는데 공부 잘하는 소수 이름이 현수막에 반영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전교생 이름이 다 나오는 현수막을 부착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 김익수 장학관은 "현수막 철거는 경쟁 위주 입시 교육에서 벗어나는 노력의 하나"라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김 장학관은 "도 교육청은 동문회 차원에서 부착한 현수막도 철거해달라고 공문을 보내고 있다"며 "현수막이 자취를 감춰 민원도 거의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