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난입현장서 연설…"민주주의 목에 칼날 들이대는 것 용납 안 할 것"
'트럼프' 실명 거론 안 해…백악관 "트럼프 처분 법무부에 맡길 것"
[美의회폭동 1년] 바이든 "트럼프, 폭도를 의회로 난입…민주주의 공격"(종합2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 의회폭등사태 1주년을 맞은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폭력 사태의 책임자로 규정, 강력히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폭동사태 당시 폭도들이 난입했던 워싱턴DC의 의사당 스테튜어리 홀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단순히 선거에서 패배한 게 아니라 폭도들을 의회에 난입시켜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방해하려 했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폭도들을 공격으로 내몰았다"며 "그는 백악관에 앉아 이 모든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며 경찰이 공격당하고 생명을 위협받고 의회가 포위돼도 몇 시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직격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의심을 표하고, 수 개월간 거짓말을 해 왔다"며 "그는 단지 전직 대통령이 아니라 패배한 전직 대통령이다.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의해 700만 표로 진 패배한 대통령"이라고도 했다.

그는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전직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과 관련해 거짓을 뿌리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의 정신에 대한 전쟁에 있다.

1년 전 오늘 나는 이 싸움을 원하지 않았지만,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나라를 지키고 그 누구도 민주주의의 목전에 칼날을 들이미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 년 전 오늘 이 신성한 곳에서 민주주의는 공격당했다.

국민의 의지는 폭행당했다.

헌법은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우리는 견뎌냈고, 우리는 승리했다"라고도 했다.

이어 그는 "이 순간 우리는 어떤 나라가 되도록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정치적 폭력을 표준으로 삼는 나라인가, 진실의 빛이 아닌 거짓의 그늘에 살아가는 국가인가"라면서 "우리는 그런 나라가 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밝혔다.

[美의회폭동 1년] 바이든 "트럼프, 폭도를 의회로 난입…민주주의 공격"(종합2보)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내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전직 대통령', '패배한 전직 대통령', '그' 등의 단어를 대신 사용해 지칭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반란을 조장해 의회를 장악하도록 유도한 사람은 우리 역사상 단 한 명의 대통령이 있었다"며 "누군지 모두가 알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키 대변인은 1·6 사태의 책임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어떤 식으로 물을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법무부와 법무장관이 독립적으로 행동하길 원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면해야 할 결과를 법무부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트럼프)는 아마 이 나라에서 그런 순간(의회폭동)을 만나는 게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배웠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연설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어떤 날짜들은 역사 속에서 내내 메아리친다"며 의회폭동이 발생한 1월 6일을 9·11테러가 발생한 2001년 9월 11일,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 있었던 1941년 12월 7일 등과 같은 '비극의 날' 반열에 올리기도 했다.

1년 전 미국에서는 대선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회로 몰려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대선 승리 인증을 막기 위해 의사당에 무차별 난입, 폭력을 행사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또 이 사태로 의회경찰 1명을 포함해 5명이 사망했고, 지금까지 700명 이상이 기소됐으며, 사법 당국과 의회는 진상 규명을 위한 절차를 아직도 진행 중이다.

[美의회폭동 1년] 바이든 "트럼프, 폭도를 의회로 난입…민주주의 공격"(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