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피지수는 3.63%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6.77% 상승했다. 그럼에도 내 주식 계좌에는 파란불이 켜졌다며 울상인 투자자가 많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면서 고점에 물린 투자자가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4일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상장사 전체의 연중 최고점 대비 지난해 말(12월 30일) 기준 손실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고점 대비 20% 이상 손실을 보고 있는 기업 비중이 전체 상장 기업의 80%에 달했다. 2330개 상장사 중 고점 대비 20% 이상 손실을 내고 있는 기업 수가 1857개였다.

테마주와 바이오주의 낙폭이 유독 컸지만 대형주 낙폭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한때 시장을 지배한 주도주일수록 낙폭이 컸다. LG화학(-41.43%) SK바이오팜(-40.18%) 엔씨소프트(-38.65%) 카카오(-34.97%) 등 BBIG 종목과 한화솔루션(-39.56%) 효성중공업(-39.59%) 등 친환경 관련주, HMM(-47.36%) 효성티앤씨(-45.90%) 금호석유(-44.39%) 등 경기 회복 및 공급 부족 수혜주 등이 대표적이다.

한때 주도주였던 만큼 급상승하는 국면에서 뒤늦게 올라탄 개인투자자가 많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고점에 물려 있는 투자자 입장에선 조금만 주가가 반등해도 ‘손절매’하고 싶은 욕구가 강할 수밖에 없다. 이들 종목은 주가가 반등하면 물려 있던 투자자들이 매도하면서 다시 주가가 빠지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3~4일 개인투자자 순매도 상위 종목 1위가 LG화학인 이유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