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사료에서 영감 얻어…실존 인물 발자취 존중하며 집필"
"이준호·이세영 완벽한 연기에 행복…열연 펼친 이덕화에 감사"
'옷소매 붉은 끝동' 정해리 작가 "궁녀 얘기 제대로 하고싶었죠"
"'궁녀 이야기를 제대로 그려보자'는 정지인 감독의 말씀에 결국 하겠다고 했죠."
최근 종영한 MBC TV 인기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정해리 작가가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출산 후 100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작품 제안을 받았다는 그는 처음에는 "갓난아기를 두고 일할 엄두가 나지 않아 거절했다"고 했다.

"원래 영·정조 시대를 정말 좋아해서 그 시대를 놓치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정 감독님이 '대장금' 이후로 궁녀를 본격적으로 다룬 드라마가 거의 없었다고 하셨던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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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한 '옷소매 붉은 끝동'은 첫 회 5%대 시청률로 시작해 입소문을 타며 17%가 넘는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 작가는 "방송을 보면서 미술 세트, 연출, 배우들의 연기, 편집, 음악까지 모든 게 완벽하게 완성돼 있어 정말 놀랐다"며 "열심히 준비하고 호평받을 때의 기쁨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것 같다"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옷소매 붉은 끝동' 정해리 작가 "궁녀 얘기 제대로 하고싶었죠"
또 작품의 인기에는 배우들의 공이 컸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준호 씨와 이세영 씨의 연기는 완벽 그 자체라, 보면서 그저 행복할 따름이었죠. 특히 이덕화 선생님께서 영조로 열연해주신 덕에 이 작품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존재 자체만으로도 긴장감을 자아내주신 선생님께 특히 감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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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은 주인공 성덕임(이세영 분)과 그의 동료들을 비롯해 제조상궁 조씨(박지영) 등을 통해 생각시부터 나인, 승은을 입은 후궁까지 다양한 궁녀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이산(이준호), 영조(이덕화), 홍덕로(강훈) 등 주요 캐릭터를 모두 생생하게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작가는 "캐릭터들이 역사적 실존 인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애쓴다"며 "그들의 일생을 극적으로 다루되 각자가 역사에 남긴 발자취를 존중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며 대본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차적으로는 실제 역사적 사료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덕임과 친구들은 원작 소설의 캐릭터를 최대한 구현했고, 영조와 산은 각각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속 리어왕과 (셋째 딸)코딜리어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모티프로 삼았어요.

덕로와 중전 김씨 또한 실제 역사 속 홍국영과 정순왕후를 그대로 가져오려고 했죠."
'옷소매 붉은 끝동' 정해리 작가 "궁녀 얘기 제대로 하고싶었죠"
드라마 '계백', '군주' 등 주로 사극을 집필해 온 정 작가는 "'옷소매 붉은 끝동'이 '허준', '대장금' 등 MBC에서 선보인 훌륭한 사극들의 뒤를 잇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며 두 작품을 '오마주(hommage)'한 장면과 대사도 넣었다고 말했다.

"작품을 보시면 '줄을 서시오', '맛이 있구나' 등등 유명한 대사들을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훗날 후배 작가님이 MBC 사극을 쓰실 때 '옷소매 붉은 끝동'의 대사도 오마주 해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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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