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중에도 폐품 수집 나서…"더 기부하고 공부도 하고 싶어"

폐품을 주워 판 돈을 모아 10년 넘게 기부를 이어온 60대 기부천사가 LG복지재단으로부터 받은 의인상 상금도 전액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12년간 폐품 모아 학생 도운 박화자씨, 의인상 상금도 전액 기부
경기 화성시 마도면 쌍송3리 이장 박화자(62)씨는 2009년부터 마도산업단지 주변을 돌며 폐지와 재활용품을 모았다.

친구가 운영하는 고물상에 폐품을 갖다주고 받은 돈은 꼬박꼬박 모아 면사무소에 기부했는데 그게 벌써 12년이나 됐다.

적게는 몇만원에서 많을 땐 몇백만원까지 틈틈이 기부해 온 것이 금액으로 치면 4천만원이 넘는다.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한 박씨의 뜻에 따라 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쓰였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선행을 이어오던 박씨는 지난해 9월 대장암 4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항암치료를 받고 아파서 누워 있는 날을 제외하곤 여느 때와 같이 폐품을 줍곤 한다.

이런 박씨의 선행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LG복지재단은 지난해 11월 박씨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

박씨는 의인상 상금 1천만원을 받자마자 화성시 마도면에 전화해 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12년간 폐품 모아 학생 도운 박화자씨, 의인상 상금도 전액 기부
화성시는 4일 서철모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부금 전달식을 했다.

박씨는 "의인상을 주겠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부터 상금을 기부하려고 했다"며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공부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부한 12년간 나 또한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고 절망한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목숨을 다할 때까지 선행을 이어가고 싶다"며 "꿈이 있다면, 만일 65세까지 기부하고 나머지 인생은 늦었지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다"고 했다.

서 시장은 "어려운 학생에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은 사회의 책무인 데 박 이장께선 그 책무를 먼저 실행해 오셨다"며 "아름다운 선행이 주변에 많이 알려져 따뜻한 마음이 널리 전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