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해구형 지진 100년 주기설 경고



대만 동부 해상에서 올해 처음 발생한 규모 6.0의 강진이 대만 전역을 뒤흔든 가운데 향후 같은 해역에서 규모 8.0 이상의 해구형 지진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4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리시티(李錫堤) 중앙대학 응용지질연구소 교수는 전날 오랜 기간 잠잠하던 난아오(南澳) 해저분지에서 지진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특히 해구형 지진은 통상 저주파 진동이 많아 흔들리는 느낌이 오래 지속되는 특성상 규모가 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전날 대만 동쪽 외해에서 발생한 규모 6.0 강진도 오히려 규모가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만 중앙기상국은 3일 오후 5시 46분 대만 화롄(花蓮)현정부 동쪽 56.7㎞ 떨어진 바다 밑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북부 타이베이에서 일시 정전 및 단수 사태가 이어지고 수도권인 신베이(新北)시 싼충(三重) 지역에서는 엘리베이터에 시민들이 갇히기도 했다.

리 교수는 대만의 역대 지진 기록 가운데 규모 8.0의 해구형 지진이 1815년(규모 7.6), 1920년(규모 8.0) 등 100년 주기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1920년 규모 8.0 이상 지진이 발생한 지 이미 101년이 지났다고 덧붙였다.

"대만 동부 해저분지 지진활동 활발…규모 8.0대 강진 우려"
대만 중앙기상국 천궈창(陳國昌) 지진예측센터장은 전날 이번 지진이 유라시아 대륙판의 섭입대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섭입대란 지각판 아래로 다른 지각판이 밀려들어간 곳으로 지진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천 센터장은 이번 진앙이 허핑(和平) 해저분지와 난아오 해저분지 사이로 보이며 지난달 30일 화롄 외해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도 난아오 해저분지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해구형 지진이 과거보다 더욱 활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진앙이 다소 멀어서 공공경보시스템(PWS)인 재해방지 메시지 전송이 없었다면서 앞으로 3일 내로 규모 4~5의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궈카이원(郭鎧紋) 전 지진예측센터장은 북부 타이베이(台北)가 분지인 특성상 흔들리는 정도와 느낌이 2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한 대만에서는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 2016년에는 강진으로 100명 이상의 목숨을 잃기도 했다.

특히 1999년 9월 21일에는 중부 난터우(南投)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지진으로 2천415명이 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