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난 극복 리더십 ' 지도자 면모·민주당 적통성 부각
스트라이프 넥타이 차림·차분한 어조로 안정감 강화 시도
이재명, DJ의 'IMF 종식' 현장서 위기 극복 리더십 강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4일 신년 기자회견에는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24년 전 경제위기 속에서 대통령에 취임해 임기 중에 IMF 졸업을 선언한 김 전 대통령의 리더십처럼, 당면한 위기 상황을 극복해낼 유능한 지도자의 면모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민주당 적통성을 부각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어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 장소로 경기 광명시의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을 선택한 데에서부터 짙은 위기 극복의 메시지가 담겼다.

기아자동차는 IMF 사태의 '진앙지'면서 외환위기 극복의 상징이기도 하다.

김 전 대통령도 지난 2001년 8월 22일 IMF 졸업을 하루 앞두고 소하리 공장을 방문해 감회를 밝히는 등 이곳에 큰 의미를 둔 바 있다.

이 후보는 회견문 첫머리에서 "오늘 제가 서 있는 소하리 공장은 국내 최초의 종합자동차공장으로서 대한민국 경제사의 애환을 품고 있는 곳"이라며 "우리 자동차 산업이 태동한 곳이자 1997년 외환위기의 진원지였으며, 2001년 김대중 대통령께서 IMF 조기종식을 선언한 국난 극복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이 지난날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핵심 산업으로 우뚝 선 것처럼, 다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대도약 시대'를 열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재명, DJ의 'IMF 종식' 현장서 위기 극복 리더십 강조
김 전 대통령이 IMF 극복만이 아니라 초고속 인터넷망 확충으로 미래 산업 발전의 초석을 놓았듯이 4대 위기를 넘어 새 도약을 이끌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날 공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도 이 후보는 공장 관계자들과 향후 내연기관 차량의 전기차 전환과 관련한 대비 상황 등에 대한 대화를 주로 나눴다.

기자회견장 양쪽으로는 흰색 카니발과 검은색 K9, 초록색 스팅어 차량과 관련 차체, 부품들이 늘어섰다.

이 후보가 회견을 진행한 단상 백드롭에는 새로운 슬로건을 응용한 '경제 앞으로 민생 제대로 나를 위해 이재명'이라는 문구가 붙었다.

발표대 패널에는 '위기를 넘어 국민 대도약 시대로'라는 문구가 적혔다.

이 후보는 무채색 위주의 사선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매고 회견을 진행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안정감과 세련미를 보여줄 수 있는 스트라이프 넥타이로 위기 극복을 위한 유능한 후보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또한 평소보다 차분한 어조로 천천히 발언을 이어가며 메시지 전달력을 높이는 동시에 안정적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