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의 산업탐사] 올해 수출 7000억달러 과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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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은 한국 무역 역사를 새로 쓴 해였다. 연간 수출액 6445억을 기록해 역대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경기불황의 와중에 이뤄낸 성과라 더 뜻깊다는 평가다. 한국 수출은 1964년 첫 1억 달러를 달성한 이후 57년만에 무려 6445배 규모의 성장을 이룬 것이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한국 무역은 전 세계에 한국경제의 저력을 증명했다"며, 내년도 연간 수출액 7000억달러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올해 경제를 전망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한국경제연구원이 전망한 경제성장률은 3.2%에 그쳤기 때문이다. 산업부가 제시한 7000억 달러를 넘어서기 위해선 무려 7.9%의 수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이는 과거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한 2018년 6049억달러에서 지난해 수출액이 6.1% 늘어난 것보다 더 공격적인 목표다.
산업부가 올해 수출 호조를 낙관하는 이유는 외형성장은 물론 질적성장도 함께 이뤄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이 수출을 이끈 가운데 바이오헬스·이차전지·친환경차·OLED 등 신산업 수출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부는 주력 수출품목 경쟁력 강화에 더해 시대 미래 신산업 육성, 시대화두인 탄소중립 관련 산업군 육성·발굴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통해 수출강국 위상을 되찾겠다는 목표다.
이코노미스트들도 작년 전세계 경제를 강타한 공급망 이슈는 올 들어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급이 폭발적인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병목현상이 내년 세계경제를 지배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는 바꿔말하면 수요의 급격한 성장이 없을 것이란 전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 코로나 이후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대규모로 돈을 풀면서 풍족한 재화 소비를 이어왔는데, 위드 코로나를 통한 일상의 회복은 오히려 재화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어서다.
다시말해 포장마차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행위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만 그것이 재화를 소비한다는 행위와는 차이가 있다. 경기침체의 회복과정에서 수요증가를 예상한 공급투자 확대라는 싸이클이 이번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 투자도 없고 폭발적인 수요도 없다면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올해 경제·산업 전망을 낸 산업연구원도 작년 상반기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던 투자와 수출이 하반기 들어 둔화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세계경제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 정상화 지연 등으로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액도 올해보다 늘어나지만,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약 8%의 성장을 예고한 정부와의 인식차이를 보여준다.
또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 일제히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40년만의 나타난 최악의 물가상승에 대비하기 위해서 테이퍼링 축소와 금리인상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이미 미국 연준 정책 조정에 앞서 선제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국가도 많다. 높은 물가 상승률과 자국 통화 평가절하 심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작년 9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제로에서 0.25%로 인상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인플레이션 대응 위해 작년 10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로 25bp 인상했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하고, 올해 중반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최광혁 이코노미스트는 "2019년 수준으로 경기회복을 점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며 "경기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고 한국은 미국에 비해서 경기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이 올해 경기와 수출 전망 다소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또 있다. 기저효과의 소멸과 함께 상반기 반도체 가격 하락 이슈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어서다. 작년은 수출증가가 경제성장률 감소를 방어했다면, 올해 수출 증가율이 반도체 가격 이슈 등으로 횡보할 경우 경제성장률 하락도 불가피하다는 관점에서다. 한 경제전문가는 "수출 금액으로 표시되는 수출 증가율은 3분기 이후 하락 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다운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트 코로나가 가속화는 서비스업 중심의 회복을 의미한다"며 "이는 무역량 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이에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올해 경제를 전망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한국경제연구원이 전망한 경제성장률은 3.2%에 그쳤기 때문이다. 산업부가 제시한 7000억 달러를 넘어서기 위해선 무려 7.9%의 수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이는 과거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한 2018년 6049억달러에서 지난해 수출액이 6.1% 늘어난 것보다 더 공격적인 목표다.
산업부가 올해 수출 호조를 낙관하는 이유는 외형성장은 물론 질적성장도 함께 이뤄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이 수출을 이끈 가운데 바이오헬스·이차전지·친환경차·OLED 등 신산업 수출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부는 주력 수출품목 경쟁력 강화에 더해 시대 미래 신산업 육성, 시대화두인 탄소중립 관련 산업군 육성·발굴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통해 수출강국 위상을 되찾겠다는 목표다.
이코노미스트들도 작년 전세계 경제를 강타한 공급망 이슈는 올 들어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급이 폭발적인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병목현상이 내년 세계경제를 지배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는 바꿔말하면 수요의 급격한 성장이 없을 것이란 전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 코로나 이후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대규모로 돈을 풀면서 풍족한 재화 소비를 이어왔는데, 위드 코로나를 통한 일상의 회복은 오히려 재화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어서다.
다시말해 포장마차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행위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만 그것이 재화를 소비한다는 행위와는 차이가 있다. 경기침체의 회복과정에서 수요증가를 예상한 공급투자 확대라는 싸이클이 이번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 투자도 없고 폭발적인 수요도 없다면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올해 경제·산업 전망을 낸 산업연구원도 작년 상반기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던 투자와 수출이 하반기 들어 둔화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세계경제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 정상화 지연 등으로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액도 올해보다 늘어나지만,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약 8%의 성장을 예고한 정부와의 인식차이를 보여준다.
또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 일제히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40년만의 나타난 최악의 물가상승에 대비하기 위해서 테이퍼링 축소와 금리인상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이미 미국 연준 정책 조정에 앞서 선제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국가도 많다. 높은 물가 상승률과 자국 통화 평가절하 심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작년 9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제로에서 0.25%로 인상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인플레이션 대응 위해 작년 10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로 25bp 인상했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하고, 올해 중반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최광혁 이코노미스트는 "2019년 수준으로 경기회복을 점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며 "경기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고 한국은 미국에 비해서 경기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이 올해 경기와 수출 전망 다소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또 있다. 기저효과의 소멸과 함께 상반기 반도체 가격 하락 이슈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어서다. 작년은 수출증가가 경제성장률 감소를 방어했다면, 올해 수출 증가율이 반도체 가격 이슈 등으로 횡보할 경우 경제성장률 하락도 불가피하다는 관점에서다. 한 경제전문가는 "수출 금액으로 표시되는 수출 증가율은 3분기 이후 하락 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다운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트 코로나가 가속화는 서비스업 중심의 회복을 의미한다"며 "이는 무역량 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