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이달에 갚아야 하는 전체 채무가 최소 1970억달러(약 234조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 자체 집계를 통해 보도했다. 중국이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다소 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업체들이 유동성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이 1월에 지급해야 할 임금 총액은 1조1000억위안(1730억달러, 약 205조원)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디폴트에 빠진 헝다를 비롯해 주요 부동산개발업체들에게 이달 말까지 체불 임금과 하청업체에 대한 공사비 등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사회 불안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에서다.

이달 중으로 상환해야 하는 달러채권 원금이 60억달러, 이자가 17억달러로 집계됐다. 위안화채권은 원금이 372억위안, 이자가 66억위안이다. 전체 채권 원금·이자는 규모는 18조원으로 지난해 11월과 12월을 합친 것보다 많다. 자산관리, 신탁, 공사비 등도 수백억위안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자금 조달 경로는 여전히 빡빡하다. 헝다와 자자오예 등 대형 업체들의 잇따른 디폴트로 인해 역외시장에서 발행해온 달러채권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역내시장에서도 재무 상태가 튼튼한 일부 기업들만 위안화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상장 업체들도 본사는 물론 계열사 주가까지 폭락해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마련하기도 어렵다.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위원회는 최근 은행들에 부동산 M&A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우량 기업이 다른 부동산 업체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인수할 때 유동성을 공급하라는 내용이다. 다만 이런 금융 지원은 민간 부동산업체들보다 재무 상황이 안정적인 국유기업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란 지적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