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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땐 유가 130 달러…OPEC, 하루 20만배럴 증산
에너지·금융시장 요동
세계 경제 충격파 우려
OPEC+ 예상 크게 웃도는 증산
글로벌 원유 30% 수송 '요충지'
美공습후 선박 통행량 70% '뚝'
고유가 지속땐 인플레 부추겨
Fed, 금리인하 속도 늦출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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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장기화 땐 에너지 위기
전쟁 발발 이전부터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타왔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자 올 들어 약 20% 올랐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27일 2.5% 뛴 72.48달러로 마감했다. 작년 7월 후 최고치다. IG그룹이 운영하는 개인투자자용 거래 플랫폼에선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75.33달러로 올랐다.
호르무즈해협 항행 차질이 장기화하면 원유 시장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JP모간은 호르무즈해협이 전면 봉쇄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윌리엄 잭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쟁 장기화 땐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로 치솟을 것”이라며 “세계 인플레이션이 0.6~0.7%포인트 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 유통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중동 산유국들이 예상보다 큰 폭의 증산을 결정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8개 핵심국(V8)은 이날 성명을 내고 4월부터 하루 20만6000배럴을 추가 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하루 13만7000배럴)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OPEC+는 성명에서 이란 분쟁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안정적인 세계 경제 전망과 건전한 시장 펀더멘털”을 증산 배경으로 설명했다.
◇ 안전자산인 美 국채 가격 상승
유가 급등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 있어서다.일단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세(금리 하락)를 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겹치면서다. 지난달 27일 기준 10년 만기 금리는 연 3.97%로,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전쟁으로 미 국채 금리가 일단 0.05~0.10%포인트 하락할 요인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컨설팅업체 RSM의 조지프 브루수엘라스 수석이코노미스트도 “글로벌 유동성이 달러 표시 자산으로 이동하면서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쟁 장기화 땐 안전자산 수요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강하게 작용하며 채권 금리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한국 증시의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인공지능(AI)이 기존 산업의 몰락을 불러올 것이란 공포가 커진 상태에서 대형 악재가 터진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전쟁이 장기전으로 번지지 않는 한 단기 조정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1~4차 중동전쟁 발발 직후 S&P500지수는 하락했지만 1개월 내 모두 회복했다. 전쟁 중엔 평균 4.0% 밀렸으나, 1개월 뒤엔 전쟁 종료 여부와 관계없이 평균 2.5%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유발하는 주가 충격이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120조원 규모의 대기 자금(투자자 예탁금)을 가진 개인투자자들이 ‘바이 더 딥’(조정시 매수)에 나설 수 있어서다.
김주완/심성미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