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싱크탱크 저널서 '다기관 협의체' 제안
중국학자들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해야"
중국 학자들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처럼 여러 기관이 참여하는 다기관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국제연구소 위훙위안 교수, 중국 지질과학원 지질학연구소 마저 연구원 등은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이 발간하는 저널 '현대국제관계'에 기고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제언했다.

보고서는 세계가 녹색 에너지를 촉진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 그 동맹들에 대항해 지정학적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핵심 광물의 공급 확보를 위한 다기관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의 상무부, 에너지부, 내무부, 국무부 등이 참여해 핵심 광물 정책을 계획하고 이행하는 기구와 유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는 중국이 희토류 관련 국유기업과 연구기관을 통폐합해 세계 최대 규모의 희토류 기업을 만든 가운데 나왔다.

지난달 23일 출범한 중앙정부 산하 국유기업인 중국희토그룹은 기존 대형 희토류 생산 국유기업인 중국알루미늄그룹, 중국우쾅그룹, 간저우희토그룹 3곳과 국유 연구기관 2곳 등 총 5개 기관을 통폐합해 만들어진 곳이다.

중국이 희토류 관련 국유기업들을 합병해 대형 기업을 출범시킨 것은 세계 희토류 공급망 통제·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희토류는 스마트폰용이나 전기차용 배터리는 물론 스텔스 전투기 등 최첨단 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물질이다.

환경 오염, 채산성 악화 등의 문제로 미국 등 선진국들이 희토류 생산을 그만두면서 중국은 세계 희토류 공급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탄소중립 추진으로 전기차, 풍력발전기 등에 필수인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 수요는 2040년까지 현재 대비 6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광물이 풍부한 지역에서 분쟁이 늘어나고 새로운 무역 규정의 도입으로 중국의 전략적 광물 자원은 변동성이 커진 국제환경의 영향을 받게 됐다"며 또한 기술 경쟁 심화로 미국이 자국 핵심 기술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면서 중국 광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동맹들과 함께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제3국 광산 개발에서 미국·유럽과 중국의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봤다.

보고서는 이에 "중국은 핵심 광물 공급의 안전을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새로운 국제관계와 국내 경제적 구조조정, 중국-유럽연합(EU) 녹색 파트너십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근거해 국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