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관광객 34%↓, 작년도 썰렁…꽁꽁 언 심리에 백약 무효
전문가 "소규모·청정 여행 대세…전담기관 설립해 대응해야"

3년째 이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관광산업이 고사 국면이다.

사람들의 발이 묶이면서 관광지마다 썰렁하기 그지없다.

충북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코로나19 속 위기·가능성 확인한 충북관광, 트랜드 전환 필요
2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운영하는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충북의 주요 관광지점 평균 입장객은 16만7천645명을 기록했다.

그러던 것이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0만9천743명으로 34.5% 급감했고, 지난해도 9월 기준 4만3천76명에 그쳤다.

널리 알려진 관광명소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국관광공사 선정 '2019∼2020년 한국관광 100선'에 들었던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입장객은 2019년 80만2천621명에서 이듬해 26만5천789명으로 3분의 1 토막 났다.

작년에는 9월까지 17만4천550명이 다녀갔다.

한국관광 100선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단양 만천하 스카이워크(121만4천653명→75만3천170명→46만1천483명)와 괴산 산막이옛길(81만9천600명→34만2천726명→9만1천954명)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관광심리가 움츠리면서 백약이 무효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속 위기·가능성 확인한 충북관광, 트랜드 전환 필요
끝이 보이지 않는 추락에도 일부 변화의 조짐은 감지된다.

해외여행 전환 수요가 국내여행으로 유입되면서 지역관광의 질적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충북연구원 성보현 연구위원은 최근 '코로나19와 충북관광'을 주제로 한 연구자료에서 "소규모·개별 여행이 늘면서 소비지출 증대로 관광객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 확산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성 연구위원은 "도내 관광1번지로 불리는 단양지역 현지조사를 통해 단체는 줄었지만 개별 관광이 늘었고, 1인당 지출액은 오히려 늘어 현지에서 체감하는 피해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좀 더 명확하게 지역관광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관광행정 대전환을 주도할 수 있는 전담기관을 설립해 대응해야 한다"며 "이미 대다수 광역자치단체는 공사나 재단 형태의 기관을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속 위기·가능성 확인한 충북관광, 트랜드 전환 필요
현재 전국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관광 전담기관이 없는 곳은 충북과 세종, 충남 3곳뿐이다.

이중 충남은 올해 관광재단을 출범할 예정이다.

다른 관광 전문가들 역시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에 대응한 관광정책을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내국인 중심의 소규모 관광 증가, 안전한 청정관광 지향 등 새로운 수요 변화에 대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민양기 충청대 관광서비스과 교수는 "종전 관광·축제 정책으로 더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며 "MZ세대 관광 전략을 비롯해 메타버스, 주중·연중·공간 분산 수용, 야간관광, 워케이션(Work + Vacation) 콘텐츠 등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헌춘 에코메아리 지역문화연구소 대표는 "지역의 빈집, 유휴시설을 충북형 워케이션 프로젝트에 활용할 필요가 있고 탄소중립형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의 유휴토지와 시설 등도 활용가치가 있다"며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 등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