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대선 후보 부인의 단발 이미지 메이킹 : 김건희 VS 김혜경
퍼스트레이디의 스타일과 패션은 대중의 관심

퍼스트레이디의 지성미와 스타일은 언제나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새로운 패션 아이콘(Fashion Icon)으로서 그들이 착용한 의상, 헤어스타일, 신발, 액세서리(Accessory)까지 대중들의 화두에 있을 뿐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는 퍼스트레이디이자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로서 외교적 가교역할인 셈이다. 이러한 스타일을 구성하는 요소 중 헤어스타일은 노출 정도가 크고 변화가 용이하여 다양한 자기 연출이 가능하며, 긍정적 이미지 표현을 돕는 시각적 상징물의 하나로 그 중요도가 크다고 보여진다.

헤어스타일은 사회적 현상을 표출하기도

모발을 가다듬고 꾸미는 것은 신체 보호의 기능 외에 주술적이며 심미적인 기능을 가미한 것으로 인간의 종합 예술적 표현 수단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 고 모발의 꾸밈새로 사람의 지위, 계급, 신분, 혼인의 유무 등을 알 수 있었다. 현대 사회에서도 헤어스타일(hair style)은 사회적 현상을 표출하는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세기 이전의 조선시대의 헤어스타일을 살펴보면, 유행에 민감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사회, 경제, 문화의 환경적인 배경이 헤어스타일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인한 다양한 디자인이 고안되면서 헤어스타일의 급속한 변화와 유행을 가져오게 된다. 이와 같은 시대에 따른 헤어스타일 변화는 역대대통령 영부인의 헤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박영실 칼럼] 대선 후보 부인의 단발 이미지 메이킹 : 김건희 VS 김혜경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영부인들의 헤어스타일

우리나라 대통령 영부인의 헤어스타일을 보면 제 1~3대 이승만 대통령의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 제 4대 윤보선 대통령의 부인 공덕귀 여사, 제 5~9대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 제 10대 최규하 대통령의 부인 홍기 여사, 제 11~12대 전두환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 제 13대 노태우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 제 14대 김영삼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제 15대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약숙 여사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여사,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로 재임 순서로 영부인의 특징적인 헤어스타일만 간략하게 살펴보겠다.

볼륨을 살린 단발헤어 VS 우아한 업스타일 올림머리

프란체스카 여사는 그 시대의 우리나라 전통여인과 달리 서양인이기 때문에 금발머리에 서양스타일이다. 그런 반면에 공덕귀 여사는 전형적인 전통 여인상인 낭자머리를 하고 있어서 서구 문명과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육영수 여사는 공덕귀 여사와는 달리 신 시대의 헤어스타일을 볼 수 있다. 볼륨을 풍성하고 높게 처리한 업스타일로 연출했다. 김옥숙 여사와 손명순 여사 그리고 이희호 여사와 김정숙 여사도 컷단발 스타일이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올림머리를 연출했다. 평상시에는 앞 이마를 드러내 보이는 단발 형 머리이고 공식적인 자리나 한복을 입을때는 올림머리로 변화를 주는 공통점이 있다.

영부인들이 단발헤어를 선호하는 이유

역대 많은 영부인들이 짧은 컷단발형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헤어길이에 있어서 미디엄 스타일이 클래식하고, 품위있으며, 고급스럽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어깨를 덮지 않은 미디엄 커트 스타일은 올림머리 등 다이나믹(Dynamic)한 스타일을 연출하기에 용이하다. 공식석상에서의 헤어스타일은 공통적으로 앞머리가 이마를 덮지 않게 모두 올려 빗질하였는데 관상학적으로도 이마를 가리지 않고 시원하게 보이는 것이 좋기때문일 것이다. 세팅과 아이론, 백 콤을 하여 볼륨을 부여시키는데, 더욱 풍성하게 표현하여 권위를 상징하였으며, 위엄 있는 자태를 연출하는데 효과적이다.

컬러문화가 영부인 헤어염색에도 영향

흑백문화에서 컬러문화로 넘어 오면서 흰머리를 커버하기 위해 염색을 하기도 하였으나 거의검정색으로 처리된 것을 화보를 통해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희호 여사의 경우 눈에 띨 정도로 밝은 색상으로 염색이 된 것으로 보아 시대적인 컬러의 유행이 대통령 영부인의 헤어스타일에도 그 영향을 미친 것임을 알 수 있다. 헤어컬러에 있어서는 짙은 브라운 컬러가 세련되고, 고급스러우며, 부드러운 이미지를 준다는 분석들이 많다. 이마를 모두 노출시키고 높이 올린 앞머리는 자신이 지적인 어른이며 성숙한 지식계층이란 사회적 이미지 효과를 반영했고, 귀 부위 측두부 쪽을 부풀리거나 약간 변화를 주었는데 이것은 지적이고 품위있는 이미지를 주는 효과가 있다.

의류산업과 유행에 영향을 주는 퍼스트레이디 스타일과 패션

우리나라의 경우는 역대 대통령 영부인마다 헤어스타일 변화의 폭이 크지 않지만, 미국 영부인(first lady)의 경우는 헤어스타일을 포함한 의복(衣服)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의류산업과 유행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도 미국의 영부인들의 유행취향은 세인들의 주목이 되어 왔으며, 또한 유행을 이끌어가는 선두에 서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대통령 영부인의 헤어스타일이 대중들에게 유행을 이끌어 낼 만큼의 새롭고 감각적인 헤어스타일은 아니었다하더라도 최소한 그 시대의 유행과 디자인적 감각을 지니고 있었으며, 고위층 여성 인사들의 헤어스타일에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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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타일에 공을 들인 힐러리 클린턴

웨슬리 대학시절은 물론 변호사로 활동할 시기에도 이미지에 관심이 없어서 두꺼운 안경에 머리띠를 했던 힐러리클린턴은 영부인으로서 이미지메이킹의 중요성을 실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퍼스트레이디의 헤어스타일을 통한 이미지가 그 나라의 국격을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너무 다양한 헤어스타일변화와 비싼 헤어연출비용으로 대중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빌클린턴 대통령 당시 재임시절에는 볼륨있는 단발형 헤어스타일로 정착을 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의 퍼스트레이디 룩과 차별화한 미셸오바마 스타일

미국의 제34대 대통령 부인인 매미 제네바 듀드 아이젠하워의 이마를 덮는 짧은 앞머리 역시 많은 국민에게 유행이 되었으며, 제41대 대통령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의 재임 기간에는 그의 부인인 바버라 여사처럼 회색 머리의 할머니들이 세련된 멋쟁이로 불리기도 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그녀들의 헤어스타일을 포함한 룩(Look)은 파급 효과가 크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당당한 전문직 여성이면서도 여성스러움을 중요시하는 포스트 페미니즘(Post-Feminism) 세대를 대표하는 미셸 오바마는 이전의 퍼스트레이디 룩과 차별화된 감각적이고 대담한 스타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미셸 오바마의 스타일을 완성하는데 있어 그녀의 헤어스타일 또한 큰 몫을 하고 있다. 딱딱하게 보일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미국의 첫 흑인 퍼스트레이디답게 과감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그녀만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과 공간, 역할에 맞게 전략적으로 변화를 주는 미셸 오바마에 헤어스타일의 특성을 단순성, 세련된 복고, 활동적으로 표현할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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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엄 숏 커트 단발스타일의 미셸오바마

미셸 오바마는 미국 뉴욕에서 주간지 타임이 주최한 파티에 볼륨을 최소화하여 두상의 형태가 그대로 드러나는 단순한 라인의 커트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에 뽑힌 미셸 오바마는 미디엄 숏 커트 형태에 이마를 자연스럽게 가려주어 간결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였다. 또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선거 지원 유세 당시에는 일체의 과장됨이 없이 미디엄 숏 커트 형태를 거칠게 빗어 넘겨 기본에 충실한 헤어스타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고의 패션감각을 지닌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브루니

카를라 브루니는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영국의 다이애나 비와 미국의 재클린과 비교되면서 세계 퍼스트레이디 중에서 최고의 패션 감각을 가졌다는 의미로 퍼스트레이디 퀸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녀가 착용한 의상, 헤어스타일, 신발, 액세서리는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역할에 맞는 적절한 룩을 보여주었다. 이중 헤어스타일에 나타난 특성을 단아함, 절제된 고급스러움, 자연스럽게 볼륨을 줄인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카를라 브루니는 2008년에 튀니지 공식 방문 당시 자연스럽게 이마를 보이는 눈썹 정도의 프린지(Fringe)와 롱 커트 스타일을 내려 묶는 헤어스타일을 연출하였다. 이는 묶음을 정의함에 있어 좁게 수직으로 내려 묶는 것은 엄격하면서도 동시에 여성스러우며 부드럽고 침착한 이미지를 준다. 잘 다듬어진 간결한 선을 살려 내려 묶은 카를라 브루니의 헤어스타일을 단아함으로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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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테일 스타일에서 긴 단발 스타일로 변신한 김혜경

대선후보 부인들의 고민 중 하나는 머리스타일도 있을 것이다. 대선 후보의 배우자가 어떤 이미지인지에 따라서 대선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 앞 노출이 많아지면서 헤어스타일의 변화에 대한 시도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 최근 김혜경씨의 헤어스타일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재명 후보가 2017년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당시 김혜경씨는 짧은 단발펌 헤어스타일이었다. 그러다가 2021년에는 어깨선을 넘는 긴 단발 스타일을 유지했다. 그리고 광주에서 열린 청년행사에 참석했을때는 뒤로 하나로 묶은 포니테일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통도사 방문 행사에서는 다시 어깨 위 단발머리 컷으로 변화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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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머리 스타일에서 볼륨 단발 스타일로 변신한 김건희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인 김건희씨는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했을때는 머리를 낮게 하나로 묶고 옆얼굴을 살짝 가리는 이른바 ‘애교머리’스타일이었다, 이 스타일은 대선주자 배우자로선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었다. 주변의 피드백을 의식한 탓인지 단발머리로 이미지변신을 했다. 논란이 된 이력 부풀리기 의혹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러 기자회견을 한 김건희씨는 당시 한쪽 방향으로 잘 정돈된 미디엄 길이의 층이 없는 단발 헤어스타일을 인컬(In Curl)로 변신한 헤어스타일을 보여주었다.


대선후보 부인의 헤어스타일: 김혜경 VS 김건희

국내외 미디어들은 영부인의 헤어스타일에 관심이 무척 많다. 왜냐하면 영부인의 헤어스타일은 정치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셰오바마는 처음에는 헤어스타일연출 등 이미지메이킹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제아무리 열심히 연설을 해도 국민들은 자신의 헤어스타일이나 패션에 더 관심이 많음을 깨닫고 스타일과 패션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리라 결심했다고 한다.

퍼스트레이디의 역할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은 시대에 따라 살림을 맡아 하는 안주인에서 남편을 내조하는 아내, 정치적 대변인, 정책 홍보가, 대통령 자문, 미디어 셀러브리티 등으로 진화해왔다. 퍼스트레이디 각자의 개성도 반영됐다. 힐러리 클린턴이 남편의 정치적 동지이자 자문 역할을 하며 야망 넘치는 정치가형으로 호불호가 엇갈렸다면, 온화하고 현명한 가정주부 이미지였던 로라 부시는 이라크 전쟁으로 낮은 지지율에 시달렸던 남편의 호전적 이미지를 보완하며 사랑을 받았다.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우리나라 영부인을 기대하며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바마는 버락 오바마가 아니다. 부인인 미셸 오바마라고 한다. 퇴임 이틀 전 실시된 갤럽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58%의 호감도를 얻으며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앞질렀다. 하지만 미셸 오바마는 백악관 입성 당시와 똑같은 68%의 호감도를 받으며 남편의 인기를 넘어섰다고 한다. 2022 대선을 앞두고 우리나라에도 국민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는 영부인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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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 박영실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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