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연일 연정·통합론 띄우기…연초 골든크로스 쐐기박기 시도(종합)

송영길 "골든크로스 비등점"…지지율 상승세에 고무 분위기 속 로키 모드
宋, 안철수에 연일 러브콜…1월4일 이재명 신년 메시지 주목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연정'·'협치내각' 등을 거론하며 대통합론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통합의 가치 아래 제3지대를 적극 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그동안의 진영대결에 지친 중도층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의 본격 등판에 이어 탈당 인사 대거 복당, 열린민주당과의 합당까지 내부 결속 행보를 매듭지은 만큼, 시선을 밖으로 돌려 외연을 확대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도 엿보인다.

최근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연달아 앞지르는 등 '골든크로스'가 이뤄질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이같은 통합행보로 '스윙보터' 중도층을 끌어안을 경우 연초부터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생각으로 풀이된다.

최근의 지지율 호전이 이 후보의 득점 보다는 상대 후보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실점에 따른 반사이익 차원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확고한 골든크로스를 이뤘다고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현실인식에서다.

선대위 주요 인사들은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에 고무된 분위기 속에서도 공식석상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자세를 낮추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31일 의총에서 "드디어 연말에 골든크로스 비등점이 만들어지게 된 것 같다"면서도 "더욱더 겸손한 자세로 '민주당이 부족했다, 더 열심히 하겠다'는 자세로 새해를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앞서 이날 CBS 라디오에서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16강 진출 확정 뒤 한 말을 인용해 "아이엠 스틸 헝그리(나는 여전히 배고프다)"라고도 했다.

송 대표는 전날에도 같은 말을 인용하며 "그런 자세로 겸허하게 국민의 마음을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인 강훈식 의원 역시 이날 KBS 라디오에서 '골든크로스가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후보는 실제로 데드크로스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당장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각종 조사에서 두 자릿수를 차지하고 있는 무당층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복안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새로운 물결 김동연 후보 등 제3지대에 연일 '러브콜'을 보내며 지지율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안 후보에 대해 "국가발전에 필요한 분"이라며 김 후보와 함께 통합 대상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 후 송 후보는 거의 매일 안 후보를 비롯한 제3지대에 민주당 합류를 권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CBS 라디오에서 안 후보를 향해 "정치라는 건 연합하는 것이다.

본인(안 후보) 단독의 힘으로 집권할 수 있으면 모르겠으나 쉽지 않지 않느냐"며 '선거 연대'를 강조했다.

또한 이 후보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책적 연대를 통한 연정, 통합정부 구상을 말하지 않을까 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 후보 역시 지난 30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 관련 질문에, "최대한 진영을 가리지 않고 협치정부, 통합정부, 실용내각 등으로 가려 한다"며 "가능하면 선거 과정에서 연합해낼 수 있다면 훨씬 낫지 않나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1월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합의 필요성을 언급할 예정이어서 구체적 메시지 내용이 주목된다.

다만 원론 수준의 메시지로 통합정부나 협치내각, 연정 등 구체적인 구상을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선대위의 설명이다.

권혁기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일부 언론이 이 후보의 토론회 발언에 '대연정을 구상한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사실이 아니다.

이 후보가 인사관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나온 과대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후보도 이날 공공의료공약 발표 뒤 브리핑에서 "'대연정이나 여러 정치연대, 연합을 이야기한 게 아니냐'고 말씀하시는데, 아직 거기까지 구상한 것은 아니다"라며 "광범위하게 인재를 쓰고 정책을 집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